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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유심 무상 교체”…KT, 네트워크 보안 강화 시동

김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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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네트워크 보안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무단 소액결제 피해와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KT는 5일부터 전국 고객을 대상으로 유심(USIM) 무상 교체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소액결제 피해가 실제로 발생한 경기 광명시, 서울 금천구를 중심으로 시범적으로 시작되며, 7월 중 전국 단위로 확대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이번 발표를 ‘통신 보안 경쟁의 분기점’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KT가 시행하는 유심 무상 교체 서비스는 KT닷컴 홈페이지 또는 전담센터를 통해 사전 예약한 고객이 전국 KT 대리점에서 유심을 교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대면 방문이 어려운 고객을 위해 11일부터는 택배 발송 및 셀프 개통 서비스도 제공된다. 이번 결정은 KT망을 이용하는 알뜰폰(MVNO) 이용자까지 포함해 유심 교체 대상을 넓힌 것이 특징이다. 각 알뜰폰 사업자와 협의해 세부 일정 및 교체 방법이 별도 안내될 계획이다.

무단 소액결제 및 불법 펨토셀(Femtocell) ID 접속으로 인한 개인정보 침해는 국내 통신업계에 큰 파장을 남겼다. KT는 피해자 368명, 불법 ID 접속 고객 2만2200명으로 집계했다. 특히 이번 유심 교체는 소액결제 사고 취약 지역 우선 실시라는 점에서 선제적 공급망 보안 강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기존 개인정보보호 시스템의 미비점을 빠르게 보완한 이번 대응은, 과거 일시적 보완책에 그쳤던 방식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으로 평가된다.

 

KT는 피해 고객에 대한 5개월간의 100GB 무료 데이터 제공, 15만원 수준의 통신요금 혹은 단말기 할인 등 실질적 지원 방안도 내놓았다. 동시에 고객 신뢰 회복과 변화를 위한 근본적인 보안 인프라 개선을 추가 약속했다. 통신 벤더에 부여되는 신뢰도 회복이 산업 자체의 책무로 이동하는 흐름이 두드러지고 있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통신 사업자 중심의 네트워크 보안 강화와 개인정보 보호 투자가 본격화되는 추세다. 우리나라도 ‘디지털 전환’과 맞물려 모바일 보안 인증, 네트워크 실명제 등 규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KT의 이번 대규모 유심 무상 교체는 자체적 위기 관리 차원뿐 아니라, 산업 전반의 보안 체계 고도화를 촉진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관련해 통신 3사 및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도 추가 보안 조치와 개인정보보호 정책 재점검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모바일 네트워크 보안 위협이 지능화될수록 사업자 주도의 신속한 대응체계가 산업 신뢰의 핵심 요인으로 부상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산업계는 이번 KT의 조치가 얼마나 실제 시장에서 실효성을 입증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술과 신뢰, 시장과 제도 간 균형이 통신산업의 새로운 성장 조건으로 부상하는 상황이다.

김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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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유심교체#알뜰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