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레버리지에 휘둘리는 이더리움”…암호화폐 시장 위험 신호 지속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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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10월 31일,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에서 이더리움(Ethereum)이 극심한 투자자 심리 변화에 흔들리는 가운데, 가격 변동의 주요 원인으로 파생상품 시장의 레버리지 의존도가 지적되고 있다. 이는 국제 투자자들은 물론 주요 거래소와 금융기관에도 불안감이 확산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최근 암호화폐 시세가 본질적 가치보다는 거래 심리 및 단기 수급에 좌우되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레버리지 기반 매매 구조에 대한 경계가 강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디크립트(Decrypt)가 10월 31일자 분석을 통해 전한 바에 따르면, 이더리움 가격은 최근 현물 수요가 아닌 파생상품 시장의 변동에 의존하며 불안정한 가격 사이클을 반복하고 있다. 데이터 분석업체 샌티먼트(Santiment)는 9월 초 펀딩비율이 음수로 전환되자 단기 저점을 기록했고, 이어 가격이 급락하며 대량의 롱 포지션이 청산된 뒤, 다시 반등 양상에서 숏 포지션 청산이 이어지는 패턴이 몇 차례 반복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10월 말에는 이더리움이 3,800달러까지 떨어지며 약 9억5,400만 달러 규모의 롱 포지션이 설상가상으로 정리되는 등 고강도 변동성이 지속되고 있다.

공포와 탐욕이 흔드는 이더리움…레버리지 의존 구조에 ‘위험 신호’
공포와 탐욕이 흔드는 이더리움…레버리지 의존 구조에 ‘위험 신호’

배경에는 암호화폐 시장 특유의 감정적 매매와 높은 레버리지 의존성이 자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CEX.IO의 수석 애널리스트 일리아 오티첸코(Illia Otychenko)는 “극단적 펀딩비율 변동이 투자자들의 단기 매매 패턴을 유발, 오히려 추가적인 레버리지를 끌어오는 악순환이 되고 있다”며, 숙련된 투자자마저 실질적인 현물 매수세가 아니라 상대방의 포지션에만 반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티첸코는 실제로 미결제약정(오픈이너레스트·open interest)이 가격 하락에도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레버리지가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짓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구조는 전체 암호화폐 시장에도 단기 위험성을 키우고 있다. 오티첸코는 “추가 레버리지 확대가 아닌, 실질적인 현물 매수세 유입이 없으면 이더리움은 단기적으로 약세 흐름을 벗어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중기적으로는 지정학적 불확실성, 주요국의 통화정책 전환 등 외부 변수에 따라 암호화폐 변동성 확대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미국(USA)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가 완화적 기조로 돌아설 경우, 암호화폐 시장에 긍정적 모멘텀이 형성될 수 있다는 견해도 병존한다.

 

시장 심리 또한 뚜렷한 양면성을 드러내고 있다. 디크립트 산하 예측시장 마이리어드(Myriad)에서는 응답자 가운데 61%가 이더리움의 가격 상승을 점치며 낙관론에 무게를 실었지만, 10월 31일 오후 기준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더리움은 전일 대비 1.5% 하락한 3,834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는 “이더리움의 짧은 가격 사이클이 시세 안정성에 대한 의문을 남긴다”는 평가를 내놓았고, CNN도 “파생시장 팽창에 따른 변동성 확대가 글로벌 투자심리에 또 다른 변수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더리움 가격이 본질 가치보다 투자 심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 흐름이 레버리지와 감정적 매매에 좌우되면서 단기 변동성 리스크가 확대된 만큼, 투자자들은 변동장 속 손실 위험을 각별히 인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현상이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의 투자 행태와 질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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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레버리지#오티첸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