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임상시험 설계”…한국제약바이오협회, K-AI 신약개발 총괄 맡아
AI 기반 신약 개발 기술이 제약 및 바이오 분야의 연구개발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보건복지부의 ‘K-AI 신약 개발 전임상·임상 모델개발사업(R&D)’ 총괄기관 및 1주관 주관기관으로 선정되면서, 국내 최초의 AI 전주기 신약개발 생태계 조성이 본격화된다. 정부와 협회, 대학병원, 연구기관이 공동 참여하는 이 대형 국가 프로젝트에는 총 371억원의 정부지원금이 4년 3개월간 투입된다. 업계는 이번 R&D 선정이 ‘국가 신약개발 경쟁력 강화’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5일 협회 발표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AI 기반 임상시험 설계·지원 플랫폼을 구축해 전임상과 임상 단계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참여 기관은 △1주관 한국제약바이오협회(총괄) △2주관 서울대학교병원 △3주관 삼성서울병원 △4주관 한국생명공학연구원으로, 각 기관이 데이터를 융합하고 차세대 인공지능(AI) 모델을 공동 개발한다.

협회 산하 AI신약연구원은 연구 총괄뿐 아니라, 임상·비임상 데이터의 표준화·연합 구축, AI 플랫폼 실증, 첨단 데이터 보안 적용을 도맡는다. 연합학습 기반 클라우드(외부로 데이터 반출 없는 공동 분석)와 임상시험 설계 지원 오케스트레이션 기술 등 기존 방식과는 차별화된 AI 구조가 핵심이다. 기존 신약개발보다 설계, 데이터 구축, 지원의 자동화 범위가 크게 넓어진다.
실제로 K-AI 플랫폼은 향후 제약사, 병원, 임상시험수탁기관(CRO) 등이 실제 임상시험 설계에 활용하는 실증 단계까지 목표로 삼고 있다. 2단계(2028~2029년)에서는 AI 기반 임상시험 설계 플랫폼을 통해 임상시험계획(IND) 승인 등 대표적 결과를 6건 이상 도출, 산업적 실효성도 검증받게 된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AI를 신약 후보물질 예측·효율성 평가 등 전주기 신약 개발에 속속 접목하는 가운데,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 내 대형 공공 R&D의 첫 AI 임상특화 사례로 평가된다. 미국·유럽 역시 데이터 보호와 플랫폼 연합학습, 실사용 모델 확산에 정책적 투자가 확대되는 추세다.
데이터, 임상정보의 안전한 통합 분석을 위해 첨단 보안기술도 적용된다. 개인정보 및 연구정보의 외부 유출 없이 협업이 가능한 클라우드·연합학습 방식은 국내외 규제 변화에도 적합하다는 평가다.
표준희 협회 AI신약연구원장은 “K-AI 신약 개발 사업은 임상 데이터 연결 기반의 AI 플랫폼을 국내에서 최초로 구현하는 시도”라며, “신약 개발 시간·비용·위험을 혁신적으로 줄일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이번 플랫폼 구축이 실제 제약 현장에 안착할지, 후속 정책·규제 정비까지 이어질지에 주목하고 있다. 기술 효율성 못지않게 제도적 뒷받침과 신뢰 체계 마련이 산업 성장의 핵심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