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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국운 걸린 첫 예산”…이재명 대통령, 초당적 협력 당부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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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국방, 외교 정책을 둘러싼 이재명 대통령과 국회가 다시 맞붙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내년도 예산안 처리에 초당적 협력을 거듭 요청하면서 정치권 갈등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AI 시대를 여는 대한민국 첫 예산안”임을 내세운 대통령의 발언이 이어지자, 여야 간 정책 추진 방향을 둘러싼 논쟁도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이재명 대통령은 11월 4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내년은 AI 시대를 열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는 역사적 출발점”이라고 선언했다. 이어 “박정희 대통령이 산업화의 고속도로를, 김대중 대통령이 정보화의 고속도로를 놓았다면, 이제 AI 고속도로를 깔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내년도 총지출을 8.1% 늘어난 728조원으로, AI 3대 강국 도약에만 10조1천억원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또 “피지컬 AI 선도 국가 달성을 위해 집중 투자하겠다”며 국회의 초당적 협력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산업화 시대에는 하루 늦으면 한 달이 뒤처지고, 정보화 시대에는 하루 늦으면 1년이 밀렸지만, AI 시대는 하루 늦으면 한 세대가 뒤처진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전임 윤석열 정부를 겨냥해 “지난 정부는 연구·개발 예산 삭감 등 과거로 퇴행했다”면서, 빠른 정책 추진의 필요성을 재차 역설했다. 반면, 국회에는 “정부는 열린 자세로 국회의 의견을 경청할 것”이라며 여야 차이를 넘어선 협치를 강조했다.

 

이어 AI 대전환과 함께 국방력 강화 의지도 천명했다. 재래식 무기에서 AI 기반 최첨단 체계로의 신속한 전환을 밝히며 “대한민국이 국방을 외부에 의존하는 건 자존심의 문제”라고 역설했다. 첨단전략산업 R&D 투자도 역대 최대 35조3천억원, 19.3%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남북 평화와 관련해서는 “남북 신뢰 회복과 대화 협력에 담대하고 대승적인 노력”을 약속하며, 유엔총회에서 강조한 ‘END 이니셔티브’를 재차 부각시켰다. “휴전선 군사적 긴장 완화, 평화·공존·공동성장의 한반도 새 시대를 만들어가겠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외교 분야에서도 최근 APEC 정상회의 성과와 미국과의 관세 협상, 원자력 추진 잠수함 핵연료 공급 추진 등 실용외교 강화 의지를 피력했다. “관세 불확실성 해소, 자동차·반도체 등 수출 주력 품목에 평평한 경쟁 토대 마련”, “우라늄 농축 등 에너지 안보 강화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또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한중관계 전면 복원과 전략적 협력 동반자 복귀”도 거론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예산 방향이 미래 투자와 경제·안보 다변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와 동시에 거대 재정지출 확대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여야 사이에 예산안 처리 방향을 두고 치열한 논의가 예상되는 가운데, 국회 본회의와 추가 회기 일정에서 본격 협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국회는 AI, 국방, 외교정책을 둘러싸고 정부와 의회의 첨예한 시각차를 드러냈으며, 본회의 논의 과정에서 초당적 협력이 이뤄질지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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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대통령#ai예산#국회시정연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