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 9분 선제골 폭발”…오현규, 헹크 개막전 1호골→팀 패배에도 존재감
새 시즌 첫 경기, 브뤼허의 스타디움에는 초반부터 팽팽한 기류가 흘렀다. 경기 시작 9분 만에 오현규가 돌파와 터닝슛을 완성하며 헹크의 유럽파 1호골을 기록했다. 그 한 방에 관중석은 술렁였고, 벨기에 무대를 밟은 태극전사의 존재감은 더 뚜렷해졌다.
오현규는 2025-2026시즌 벨기에 프로리그 개막전에서 헹크의 원톱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했다. 빠른 템포 속에서 콘스탄티노스 카레차스의 강한 패스를 받자, 중앙을 거침없이 돌파하며 수비수 3명을 유유히 제쳤다. 이어진 페널티아크 부근 오른발 터닝슛이 골망을 흔들었고, 이 장면은 유럽 무대에서의 새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

그러나 분위기는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헹크가 오현규의 선제골로 리드를 가져갔지만, 후반 들어 클뤼프 브뤼허의 반격이 거셌다. 후반 17분과 36분, 조엘 오르도녜스와 브란돈 미셸의 연속골이 터지며 경기는 2-1 역전패로 마무리됐다. 통계 사이트 풋몹은 오현규의 득점에 기대득점(xG) 0.2를 부여하며, 그의 결정력을 조명했다.
오현규는 70분간 그라운드를 누비며 공격의 무게감을 더했다. 현지 팬들은 그의 드리블 돌파와 움직임에 박수를 보냈고, 이날 득점은 곧바로 국가대표팀 내 경쟁에도 불씨를 지폈다. 1년여 앞으로 다가온 2026 북중미 월드컵을 겨냥해 오현규, 이호재, 주민규, 오세훈 등 스트라이커 간의 주전 확보 싸움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헹크는 아쉬운 개막전 패배로 승점을 얻지 못했다. 지난 시즌 3위로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진출권을 따낸 헹크는 올 시즌 공격 라인에 오현규를 꾸준히 기용할 것으로 보인다. 네덜란드 페예노르트가 오현규 영입에 관심을 드러냈던 만큼, 그의 활약 여부에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해외파 스트라이커들의 침묵이 길어진 가운데, 이번 오현규의 개막전 골은 대표팀 공격의 실마리를 제공했다. 홍명보 감독 체제에서 새로운 원톱의 등장이 기대되는 시점에서, 오현규의 한 발 앞선 득점포는 많은 이들에게 인상적인 울림을 남겼다.
뜨거운 여름밤, 낯선 원정 지에서 잠시 머뭇거렸던 헹크의 선수들과 환호로 응원한 팬들의 표정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오현규의 기록은 유럽의 흐름 속에도 꺼지지 않는 작은 불빛처럼 남았다. 2025-2026 벨기에 프로리그와 함께 오현규의 도전기는 앞으로도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