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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테마기행 김보영, 초원 위 남자들의 삶 압도”…유목본능 터진 몽골 여정→영혼의 고향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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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테마기행 김보영, 초원 위 남자들의 삶 압도”…유목본능 터진 몽골 여정→영혼의 고향을 묻다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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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몽골의 바람을 찾아 떠난 김보영의 발걸음은 한낮의 말발굽 소리와 고요한 초원의 침묵이 교차하는 곳에서 시작됐다. 세계테마기행의 내레이터 겸 여행 큐레이터 김보영은 몽골살이 7년의 기억을 품고 이번 여정에 나서며, 영혼의 고향으로 불리는 초원에서 유목민들의 진짜 삶을 마주했다. 아득한 지평선 너머 잃어버린 자신을 찾아가는 길 위에서 김보영은 몽골이 품은 풍경과 사람, 그리고 시간의 깊은 결을 차분히 그려냈다.

 

첫 여정은 몽골 서부, 옵스의 초원과 호수가 어우러진 땅에서 염소 털을 깎으며 살아가는 마을 사람들의 근면한 손끝을 따라 펼쳐졌다. 투르겐솜 마을의 유일한 요리사 미가 씨가 손수 만든 버덕 한 접시에는 대륙을 달리던 칭기즈칸의 환대와 야생성이 스며들었고, 전통놀이 ‘동물 뼈 부러뜨리기’가 번지는 골목에는 몽골 남자 특유의 거친 낭만이 진하게 흘렀다. 낯선 거리의 물소리와 웃음에서 김보영은 타향살이의 오랜 익숙함을 조용히 되짚었다.

몽골 길 위의 상남자들…‘세계테마기행’ 김보영, 유목민의 삶→영혼의 고향을 만나다 / EBS
몽골 길 위의 상남자들…‘세계테마기행’ 김보영, 유목민의 삶→영혼의 고향을 만나다 / EBS

이어 김보영은 햐르가스 호수의 바람 앞에 멈춰선다. 광활한 호수를 건너야 하는 여정 사이, 바지선 앞에서 펼쳐지는 몽골인들의 삶과 게르의 자물쇠까지 귀신같이 구별하는 현지인 시력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말 조련대회를 앞둔 빠기 가족과 함께 차츨라가 의식을 받고, 만두 잔치와 엉겅퀴차에 담긴 가족의 정취도 진하게 녹아들었다. 초원 끝에 펼쳐진 아두친 대회장에서는, 전통의상을 차려입은 남자들의 혈기와 자유, 장렬한 격돌 속에서만 느낄 수 있는 몽골의 자유가 살아 숨 쉬었다.

 

또 다른 여정에서는 두르공 호수와 드넓은 모래언덕에서 샌드보딩을 즐기는 장면이 이어졌다. 밤이 되면 유목민의 게르에 모여, 전통 화로에 고기를 익히고 끝없는 별빛 아래 바람과 시간을 나눈다. 초르 장인이 들려주는 전통악기와 흐미 창법의 선율, 바양울기 출발점에서부터 알타이산맥을 지나며 만난 송아지, 매, 군견, 독수리 사냥꾼까지, 자연과 사람이 엮어내는 몽골의 삶이 조용히 펼쳐졌다.

 

여정은 알타이산맥의 최고봉 타왕복드 앞에 선 순간으로 이어진다. 밖으로는 거친 자연에 맞서는 강인한 삶, 안으로는 신과 하늘에 바치는 기도가 몽골인의 일상에 배어 있었다. 석인, 암각화 사이에 머무는 순간, 김보영은 한국과 몽골을 잇는 정서적 연결고리와 그리움의 정체를 깊이 음미했다. 여정 마지막에는 홉스골의 광활한 풍광과 불나이 온천, 차강노르 호수, 그리고 샤먼의 집에 이르러 정령을 섬기는 차탕족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온화한 침묵과 낭만, 척박함 속 숨어 있는 따스한 온기가 교차하며 ‘세계테마기행’ 김보영의 몽골 길 위 여정은 단순한 여행을 넘어 영혼과 만나는 시간으로 기억됐다. 한 줄의 몽골어, 전통 노래와 자연의 숨결이 어우러진 그 현장은 시청자에게도 세상 끝 유목의 땅을 고스란히 선물한다. ‘세계테마기행–이게 몽골이지!’는 6월 30일부터 7월 3일까지 매일 저녁 8시 40분, 김보영의 시선과 함께 몽골 한가운데에서 만남과 이별, 그 너머의 여운을 전한다.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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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영#세계테마기행#몽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