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7억원 계약 기록”…김광현, SSG와 세 번째 동행→베테랑 가치 재확인
여전히 그의 손끝에는 세월을 꿰뚫는 집중력과 팀에 대한 깊은 애정이 남아 있었다. 수차례 FA 계약과 메이저리그 도전의 무게까지 짊어진 김광현은, 마침내 다시 한 번 구단과의 굳건한 신뢰를 숫자로 증명했다. 이번에도 그의 경력에는 의미 있는 한 줄이 더해졌다.
한국프로야구 SSG 랜더스는 13일, 김광현과 2년 최대 36억원(연봉 30억원·옵션 6억원) 규모의 비FA 다년 연장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김광현은 이로써 SSG와 세 번째 다년 계약을 체결하며, KBO리그 현역 선수 다년 계약 총액 3위라는 기록을 세웠다. 그의 다년 계약 누적 금액은 257억원에 이른다.

김광현이 걸어온 길을 따라가면, SK 와이번스 시절 2007년 입단부터 2017년 4년 85억원 FA 계약, 그리고 미국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도 2년간 74억원을 받아 원정을 경험했다. 2022년 SSG 복귀 당시 체결했던 4년 151억원의 비FA 계약은 이미 국내 투수 최고 기록 중 하나로 손꼽힌다. 올 시즌 종료를 기다리지 않고 구단과 재계약에 합의하면서, KBO리그 역사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남겼다.
기록의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현역 선수 기준 다년 계약 1위는 최정이 가지고 있다. 최정은 14년에 걸친 세 차례 FA 계약으로 302억원을 기록했고, 두산의 양의지는 두 번의 FA 계약으로 277억원, LG 트윈스의 김현수는 230억원을 수확했다.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와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도 각각 191억원과 176억원으로 뒤를 잇는다.
계약 내용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무게를 지닌다. SSG 구단 관계자는 “김광현과의 동행을 이어갈 수 있음에 기쁘다”며 오랜 세월 팀의 중심을 지켜 온 투수에 대한 기대와 신뢰를 드러냈다. 팬들 역시 구단 공식 SNS에 환호와 축하의 메시지를 남겼다. “프랜차이즈 스타의 잔류가 반갑다”, “김광현의 도전이 계속돼서 감동적이다”와 같은 온기 어린 응원은 숫자로 환산할 수 없는 의미를 더했다.
이로써 SSG는 내년 시즌과 그 이후에도 선발 마운드의 중추를 잃지 않게 됐다. 김광현은 2027년까지 랜더스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오를 예정이며, 구단은 그를 중심으로 팀 전력의 안정을 노릴 수 있게 됐다.
30대 중반을 넘어선 투수가 대형 계약을 잇따라 체결하는 것은 현재 KBO리그의 변화된 풍경이기도 하다. 김광현의 이번 연장 계약은 FA와 비FA라는 틀을 넘어 난신(難新)과 신뢰의 반복이 만들어낸 선수 가치 재평가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오랫동안 띄운 열정과 깊숙이 새겨진 팀 색깔이 만들어내는 감동은 경기장 안팎을 울린다. 김광현이 다시 한 번 유니폼을 챙기는 여정, 그리고 SSG 랜더스의 비전은 2027년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KBO리그의 굵은 흐름 위에 더해진 그의 기록은 오늘을 견디는 많은 이들에게 묵직한 의미로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