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후 여성 통풍 증가”…이대목동병원, 맞춤 관리 강조로 치료 패러다임 전환
통풍이 폐경 이후 여성 환자에서도 빠르게 늘고 있다. 일반적으로 통풍은 중년 남성, 특히 육류·알코올 섭취가 많은 이들에게 흔한 질환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최근 의료 현장에서는 여성, 특히 폐경 후 고령층에서 통풍 발병률이 높아지며 인식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이대목동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지수 교수는 “여성 통풍 유병률은 남성의 2~3분의 1에 그치지만, 폐경 이후 점차 비슷한 수준에 근접한다”고 분석했다.
통풍은 혈액 내 요산(uric acid) 농도 이상에 의해 요산이 결정체 형태로 관절 및 주변 조직에 침착돼 발생한다. 이 과정이 ‘관절염 발작’이라는 급성 염증으로 이어지며, 극심한 통증이 대표적이다. 증상 개선 후 합병증까지 이어질 수 있어 ‘침묵의 살인자’라는 별칭이 붙었다. 이지수 교수에 따르면 가임기 여성에서는 여성호르몬이 요산 배설을 촉진하지만, 폐경 후 호르몬 감소로 신장(콩팥)에서 요산 배설 효과가 사라지면서 환자가 급증한다.
여성 통풍 환자는 남성에 비해 발병 메커니즘과 임상 양상이 구별된다. 통풍 원인이 남성은 술, 고기, 유전 인자에 크게 좌우되는 반면, 여성은 고혈압, 당뇨, 비만, 만성콩팥병, 이뇨제 등 동반질환의 영향이 더 크다. 실제로 여성 통풍 환자에서는 이들 만성질환 동반 비율이 남성보다 2~3배 높다.
양상 역시 상이하다. 남성은 주로 엄지발가락에서 급성 발작이 일어나나, 여성은 무릎·발목 등 비전형 부위에서 시작해 진단과 치료 개시가 늦어질 수 있다. 이러한 차이로 인해, 여성 통풍의 조기 진단과 맞춤형 치료 접근법이 강조된다.
최근 학계에서는 여성 통풍 환자 특성을 반영해 동반질환(고혈압, 당뇨, 신장질환) 관리를 강화하고, 식습관 교정 시 술이나 육류 섭취보다 ‘액상과당’ 음료 제한의 실효성에 주목한다. 요산저하제 투여 시 효과와 부작용 모니터링까지 철저한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도 만성질환 환자 증가, 고령화 등에 따라 여성 통풍 환자가 중장기적으로 지속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통풍이 ‘남성의 병’이라는 구시대적 인식에서 벗어나야 하며, 환자와 의료진 모두 여성 특화 관리 방침을 적극 도입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산업계는 여성이 통풍 위험군에 포함된다는 점이 실제 의료 서비스와 보험, 질환 교육 정책 전반에 반영될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