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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사망사고 논란”…KBO팬들 집단 불매→트럭시위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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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사망사고 논란”…KBO팬들 집단 불매→트럭시위 확산

김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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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하던 팬들은 이제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누구보다 선수와 구단을 응원하던 이들의 분노는, 산업현장에서 삶을 잃은 노동자를 위한 집단 행동으로 변모했다. 투명한 변화와 진정한 책임을 주문하는 뜻은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페이스북, 트위터, 야구 커뮤니티를 타고 전국에 퍼져나갔다.

 

문제의 발단은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발생한 근로자 사망 사고였다. 사고 직후 팬들은 SPC 및 KBO와 협업중인 야구 콜라보 상품 '크보빵'에 대한 불매 운동을 펼치기 시작했다. 20일부터 조직적으로 전개된 온라인 서명 운동은 26일 오전 11시 기준 누적 참여자 2,212명을 기록했고, “화려한 콜라보 속에 숨은 아픔을 묵과하지 않겠다”는 구호가 이어졌다.

“SPC사망사고 논란”…KBO팬들, 크보빵 불매운동→트럭시위 확산 / 연합뉴스
“SPC사망사고 논란”…KBO팬들, 크보빵 불매운동→트럭시위 확산 / 연합뉴스

운동에 동참한 팬들은 “반복되는 인명 사고에도 협업을 강행한 KBO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며, 트럭 시위와 외부 모금을 병행한다고 밝혔다. 급기야 일부 팬들은 오프라인 행동까지 가시화하며 구단과 SPC본사 앞 피켓 시위도 예고한 상황이다.

 

반면 “사고의 책임을 KBO에 돌리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현실의 부정의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소비자의 자발적 거부와 행동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팬 사회 내부에서도 갑론을박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크보빵은 지난 3월 출시 이후 1,000만봉이 넘는 누적 판매량을 올리며, SPC삼립의 흥행 상품으로 크게 부상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연이은 산재 사고 보도 이후, 사랑하는 선수의 얼굴이 산업재해 기업 이미지를 가리는 데 악용돼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팬들은 “구단과의 협업이 소비자의 윤리적 판단을 장식품으로 만들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BO 관계자 역시 “인명 사고에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 관련 사안을 신중히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KBO는 온오프라인 팬 반응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향후 공식 입장·대응 방침을 논의 중이다.

 

편의점 앞 야구팬의 고요한 침묵, 온라인에 번진 깊은 분노, 그리고 집단 행동으로 변화의 계기를 만들려는 여운이 남는다. SPC삼립과 KBO의 협업, 팬들의 결단이 만들어갈 결과는 앞으로도 크나큰 사회적 관심 속에 이어질 전망이다.

김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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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팬들#spc삼립#크보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