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소환에도 진술거부”…임성근, 해병특검 과실치사 집중조사 속 책임론 반발

채상병 사망 사건을 둘러싼 정치적 충돌 지점에서 이명현 순직해병특별검사팀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11일 세 번째로 소환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임 전 사단장은 업무상 과실치사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이날 오전 9시, 서울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다.

특검팀의 이날 소환은 임성근 전 사단장이 앞선 조사에서 진술거부를 고수한 직후이자, 최근 불거진 구명로비·허위보고 의혹에 대한 집중 수사와 맞물린다. 임 전 사단장은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진술거부권은 헌법과 형사소송법에 보장된 피의자의 권리”라면서 “그간의 조사와 국회 청문회 등에서 수천번 진술해 왔다. 이제 진실을 밝히는 것은 수사기관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해병대 수사단이 심각한 부실 수사로 불완전한 결과를 도출했으며, 악화한 여론을 잠재우려 사단장에게까지 과도한 책임을 물었다”고 반박했다.

특검 측은 특히 업무상 과실치사와 함께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측근을 통한 이른바 구명로비 의혹, 그리고 사건 직후 허위보고 의혹까지 임성근 전 사단장을 상대로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임 전 사단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인 고석 변호사와는 일면식도 없다"며, 2023년 8월 1일 사촌 동생 박철완 검사를 만난 것은 변호사 소개 목적이었다고 답했다.

임 전 사단장은 지난달 2일 특검팀 수사 착수 첫날, 그리고 7일에 이어 세 번째로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최근 조사에서는 대부분의 질문에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2023년 7월 경북 예천군 수해 현장에서 순직한 채상병의 상급 부대장으로, 안전 장비 지급 없이 무리한 수색작전 지시 등 혐의를 받고 있다. 해병대 소대부터 사단까지의 명령체계를 통한 책임 문제, 그리고 수사단 초동 조사에서는 혐의자로 올랐다가 이른바 'VIP 격노' 이후 혐의자에서 제외된 배경도 논란을 더한다.

아울러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측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구명로비 의혹이 확산되는 가운데, 임성근 전 사단장은 올해 2월 예편했다. 특검은 임 전 사단장을 상대로 핵심 혐의와 고위층 로비전, 허위보고 정황까지 전방위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정치권은 채상병 사건을 둘러싼 수사와 진상규명을 두고 날 선 공방을 이어갔다. 여야 모두 특검 수사 결과와 실체 해명에 촉각을 곤두세운 채 정국의 또 다른 격랑을 예고하며, 국회 역시 향후 논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