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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희숙, 장녀 아닌데 장녀의 짐”… 속풀이쇼 동치미→눈물과 의리 깊은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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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희숙, 장녀 아닌데 장녀의 짐”… 속풀이쇼 동치미→눈물과 의리 깊은 고백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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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사로운 조명 아래 임희숙이 깊숙한 삶의 이야기를 꺼냈다. MBN 예능 ‘속풀이쇼 동치미’는 출연자들의 유머와 공감을 머금는 순간들로 가득했지만, 임희숙이 어머니의 재혼과 억눌려왔던 가족사에 대해 내놓는 목소리 속에는 가벼운 웃음 너머의 깊은 울림이 깃들었다. 남들에게는 쉽사리 꺼내지 못한 상처와 그리움이 조심스러운 말과 함께 흐르고, 시청자들은 그 무게와 용기에 가만히 마음을 기울였다.

 

‘니들이 K-장녀의 삶을 알아’라는 주제로 꾸며진 이날 방송에서 출연자들은 각자 가족 내 장남, 장녀로서 짊어진 책임을 이야기했다. 13남매의 원조 장녀 남보라가 들려준 대가족의 소소한 에피소드, 이상벽이 지나온 장남의 숙명 같던 어린 시절의 회한, 김현숙의 둘째이자 배우로 자란 성장기의 서러움, 그리고 노사봉의 언니로서의 기쁨과 무게까지, 서로 다른 가족의 형태와 사연들이 유쾌한 입담과 공감으로 이어졌다.  

MBN ‘속풀이쇼 동치미’ 방송 캡처
MBN ‘속풀이쇼 동치미’ 방송 캡처

가장 높은 공감을 산 1위 임희숙의 고백은 더욱 각별했다. 임희숙은 한국 전쟁 직후 엄마 품에 안겨 필사의 도피 끝에 태어난 자신의 어린 시절을 조심스레 꺼냈다. 이혼 후 외가에서 살아가야 했던 희숙의 어릴 적 기억에는 엄마를 향한 미안함, 동생들을 외면해야 했던 소녀의 사회적 시선, 그리고 가족을 지키려 애썼던 엄마의 눈물이 짙게 묻어 있었다.  

 

데뷔 무렵에는 외동딸 행세를 하며 가족 내 숨겨진 진실을 감췄던 임희숙의 모습이 담담히 그려졌다. 성이 다른 이복동생들과의 애틋함, 그리고 때로는 남에게 비난받을 수밖에 없는 엄마의 선택에 대한 이해와 응원이 삶의 한복판에서 언어가 됐다. 임희숙은 지금까지도 동생들을 살뜰히 챙기는 자신의 행동이 결국 어머니를 향한 자신의 의리임을 고백하며, 오래도록 떠날 줄 몰랐던 그리움의 무게까지 담아냈다.  

 

이날 방송에서는 가족애와 출생순위가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그 안에 숨어 있는 복합적인 감정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결국 가족을 지키려는 마음, 그 안에서 흔들리는 크고 작은 마음의 결들이 출연자들의 진솔한 입담 속에 오롯이 전해졌다.  

 

MBN ‘속풀이쇼 동치미’는 토요일 오후 11시에 만나볼 수 있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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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희숙#속풀이쇼동치미#남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