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90% 상한가 폭등”…브릿지바이오, 美 헤지펀드 경영권 인수에 금융시장 긴장
한때 임상시험 실패로 1,000원 아래로 떨어졌던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288330)의 운명이 미국의 가상자산 헤지펀드 품에 안기며 급격한 전환점을 맞았다. 6월 23일, 브릿지바이오의 주가는 전일 대비 29.90%나 급등한 1,22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투기적 거래가 몰린 이틀간의 침묵을 깨트린 날이었다.
한국거래소와 업계에 따르면 이번 반전의 서사는 지난 20일, 브릿지바이오가 유상증자·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경영권 매각 계약을 체결하면서 본격화됐다. 주인공은 미국 파라택시스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계열사인 파라택시스 홀딩스 및 해당 계열 펀드로, 250억 원 투자금을 쥐고 브릿지바이오의 새로운 미래를 품에 안았다.

이 변화에 따라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의 사명은 머지않아 ‘파라택시스 코리아’로 바뀌게 된다. 이사회에도 지각 변동이 예고돼, 파라택시스 홀딩스의 창립자 에드워드 진이 이사로, PCM 파트너인 앤드류 김이 새 최고경영자(CEO)로 자리할 예정이다. 전임 공동창립자인 이정규 역시 바이오텍 핵심 사업을 책임지며 이사회 멤버로 잔류하게 된다.
회사의 흥망을 가른 시발점은 4월 발표였음을 돌이켜보게 된다. 브릿지바이오는 당시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후보물질 ‘BBT-877’의 임상 2상에서 뚜렷한 임상적 효능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공시했다. 8,000원대를 넘나들던 주가는 차디찬 현실에 부딪혀 하루가 멀다 하고 하한가를 맞으며 1,000원 아래까지 추락했다.
그러나 이번 경영권 매각 소식은 시장의 공기를 정반대로 뒤집어 놓았다. 투자금 유치는 핵심 바이오텍 사업 지속에 신뢰를 심어주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하리라는 기대가 모였다. 일부 금융투자업계는 브릿지바이오가 구조적 재기와 정상화의 돌파구를 마련할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다만, 주주총회 및 사명 변경, 경영진 재편이라는 굵직한 일정이 예고된 만큼 단기적으로 투자자들은 추가적인 변동성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브릿지바이오의 새출발에 조심스럽게 시선을 두는 중이다.
한때 끝이 없을 듯 추락하던 주가의 곡선 위에, 투자자의 기대와 경계가 미묘하게 얽혀 있다. 이번 경영권 매각과 대규모 투자 유치가 기업의 재도약으로 연결될지, 아니면 또다른 변동성의 서막이 될지는 앞으로 예정된 임시주총, 그리고 경영진의 변화 속에서 서서히 드러날 전망이다. 변화의 파도가 실질적으로 소비자와 투자자에게 어떤 항로를 안내할지, 금융시장은 숨을 고르며 다음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