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위기, 경제·통상으로 확장”…마크 리퍼트 “제도 통한 신뢰 유지 강조”
한미동맹을 둘러싼 도전 과제가 전통적인 안보에서 경제와 통상 이슈로 확장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주한미국대사를 역임한 마크 리퍼트가 한미동맹의 복합적 변화를 짚으며 제도적 신뢰와 실질적 협력의 새로운 필요성을 강조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애틀랜틱 카운슬이 주최한 ‘한미동맹 환대서양-태평양 안보포럼’에서 기조연설에 나선 마크 리퍼트 전 주한미국대사는 “가장 흥미로운 점은 위험이 항상 안보 이슈에 있었지만, 이제는 통상과 경제 이슈로 초점이 분산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한미동맹은 현재 좋은 상태이지만, 도전과제들이 없는 건 아니다”라며 양국이 직면한 새로운 과제의 무게를 전했다.

리퍼트 전 대사는 특히 전통적 안보 분야가 이미 견고히 자리잡았다고 보면서도, “트럼프 2.0 시대의 차이점은 안보 주제에 대한 과열이 훨씬 덜하다”며 “이는 비교적 잘 작동하고 있으며, 그렇지 않더라도 매우 짧은 기간에 여러 다른 전환을 관리하면서 여전히 강력한 억지 효과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복잡성은 경제와 통상 분야로 이동 중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이 미국에 약 3천500억 달러(약 500조원) 규모로 추진하는 투자 패키지 등의 사례를 들어, 양국 간 실질 협력 추진 과정에서 새로운 의견 차가 드러나고 있다고 봤다.
그러나 그는 “양자관계에서나 지정학적, 지경학적으로 복잡한 시기임에도 내가 낙관하는 이유는 제도가 대체로 작동하고 있으며, 국민 간 관계가 여전히 강하다는 점”이라며 제도적 기반과 국민 사이의 신뢰를 낙관의 근거로 제시했다. 덧붙여 “동맹을 둘러싼 단·중·장기 경로에 대한 시각을 많은 사람이 공유하고 인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크 리퍼트 전 대사는 한미동맹의 현대화와 경제 협력 강화를 위한 대안도 내놓았다. 그는 “우리의 규제 시스템이 더욱 효과적으로 맞물릴 방법을 찾아낸다면, 경제와 상업 측면에서 양국 시스템이 더 효과적으로 협력하는 것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엄청난 효율성이 있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복수의 안보, 경제, 기타 협력 기회를 열 수 있다는 점도 부각했다.
아울러 양국이 조선업 등 분야에서 노출된 정책 불확실성, 미국 의회의 입법 제약 해소 방안으로 한미안보협의회(SCM) 및 한미군사위원회(MCM)에 공동 조직이나 워킹그룹 편입을 제안했다. 그는 “핵심은 지휘계통으로 올라가 표면화되고 해결되도록 기술적 또는 정치적으로 복잡한 이슈들을 관리 가능한 프로세스로 만드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날 포럼에서 드러난 한미동맹의 과제와 해법 제시는 최근 이어지는 대미 경제협력, 글로벌 공급망 경쟁, 미 의회 변화 등 복합 정세 속에서 한·미 양국 정책 조율의 중대성을 부각시켰다. 정치권과 외교 당국은 한미동맹의 정체성 변화와 신뢰 기반의 시스템 강화를 위해 구체적 협력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