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여성 주미대사 발탁”…강경화, 한미 외교 현안 조율 중책 맡아
외교부가 2025년 10월 1일 강경화 미국 아시아소사이어티 회장 겸 최고경영자를 신임 주미대사로 임명했다. 정치권에서는 70년 외교부 역사상 첫 여성 주미대사이자, 문재인 정부에서 외교부 장관을 역임한 인물이란 점에서 주목도가 높아졌다. 대북정책, 한미 동맹 이슈 등 굵직한 외교 현안을 두고 한미 양국이 밀착 조율해야 하는 국면에 강경화 대사가 중책을 맡게 됐다.
외교부는 이날 “강경화 신임 대사는 비 외무고시 출신이자, 주유엔대표부 공사와 유엔 사무총장 정책특별보좌관 등 풍부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외교를 이끌어온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강 대사는 2017년 6월 문재인 정부 초대 외교부 장관에 발탁된 뒤 3년 8개월간 재임, 2021년 퇴임까지 대북, 미중관계 등 민감한 통상 이슈에서 대외 창구 역할을 담당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1기 행정부 시절인 2018~2019년 북미 정상 회담 풍랑 속에서 핵심 중재자 역할을 수행했다. 트럼프 행정부 2기가 본격화하는 와중에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이 점쳐지자, 강 대사가 다시 한미 간 전략적 조율 최전선에 섰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외교 소식통은 “강경화 대사는 온화함과 단호함을 두루 갖춘 지도자”라며 “영어와 외교 실력을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편 여야 정치권에서는 이번 인선을 두고 기대와 우려가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외교부 역사상 첫 여성 대사, 유엔 고위직 경력을 감안해 한미동맹의 안정성에 신뢰를 더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북미 이슈 등에서 선명한 정책 노선과 신속한 위기 관리는 여전히 과제”라며 신중론을 내비쳤다.
강 대사의 첫 공식 임무는 10월 31일부터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과 한미정상회담 등 굵직한 일정을 조율하는 일로 알려졌다. 여기에 한미 관세 협상, 동맹 현대화, 원자력협정 개정 등 주요 정책 논의가 산적한 가운데, 외교 당국의 세밀한 조율 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국내외에서는 강경화 대사의 활약 여부가 한미 관계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정치권과 외교가는 “이번 대사 임명은 한국 외교의 변화된 위상과 전략적 실용주의 노선을 상징한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정부는 향후 정상외교와 동맹 현안에서 강 대사를 중심으로 실질적 협의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