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정감사 이틀째 고성과 파행 이어져”…여야, 책임론·증인 채택 놓고 정면 충돌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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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갈등이 국정감사장 곳곳에서 다시 불거졌다. 2025년 10월 14일, 여야는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국정감사 이틀째를 맞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대응, 대북정책, 김현지 대통령실 부속실장 증인 채택 등 굵직한 쟁점을 두고 충돌했다. 고성, 욕설, 회의 파행이 이어지며 정국 긴장감은 한층 고조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서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대응과 이재명 대통령 부부의 JTBC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도마에 올랐다. 국민의힘 최수진 의원은 "추석 명절 이 대통령의 예능 출연으로 국민 원성이 높다"며 JTBC의 증인 채택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이주희 의원은 "그렇다면 윤 전 대통령이 출연했으니 '유퀴즈' tvN도 불러야 하나"라고 맞받았다. 양당은 예능 프로그램 출연 문제까지 쟁점화하며 전·현직 대통령을 둘러싼 책임공방을 이어갔다.

행정안전위원회 국감에서는 국정자원 화재 사태의 정치적 책임 소재를 둘러싼 논쟁이 계속됐다. 국민의힘은 화재 수습 과정에서 이 대통령의 예능 녹화 등을 들어 "현 정부의 책임 방기"라고 비판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전임 윤석열 정부의 관련 예산 삭감을 근거로 "전임 정부 책임론"을 제기했다. 정파별 시각차가 분명히 드러나며 법적·도덕적 책임을 둘러싼 이견이 부각됐다.

 

외교통일위원회 국감에선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제안한 ‘남북 두 국가론’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더불어민주당은 “남북이 실질적으로 두 국가로 존재한다”며 최근 남북 관계 악화 책임을 윤석열 정부에 돌렸다. 반면 국민의힘은 “두 국가론은 헌법에 명백히 반한다”고 주장, 헌법 가치와 현실 진단을 둘러싼 격렬한 대립을 이어갔다.

 

교육위원회 국감에선 각 당이 상반된 공세에 집중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논문 대필 의혹을,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 첫 교육부 장관인 최교진 장관의 자질 문제를 도마에 올렸다. 양당은 서로의 상징적 인물에 대한 책임론을 집중 제기하며 쟁점 확대에 나섰다.

 

김현지 대통령실 부속실장 국감 출석 문제 역시 첨예한 갈등으로 부상했다. 국민의힘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림축산식품부 국감에서 "김현지 실장이 이재명 정부에서 임명된 김인호 산림청장과 인연이 있다"며 증인 출석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정쟁용 공세"라고 일축했다. 아울러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에서도 김현지 실장을 둘러싼 기관장 내정설과 전임 정부 인사 문제로 공방이 격해졌다.

 

고성과 욕설, 회의 파행도 이어졌다. 과방위 국감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김우영 의원이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의 휴대전화 번호를 포함한 메시지 내용을 직접 공개하면서 충돌이 빚어졌다. 박정훈 의원이 "한심한 XX", "나가"라고 외치자, 민주당 의원들이 "욕하면 안 된다"고 맞서며 한동안 고성이 이어졌다. 회의는 중단과 재개가 반복됐다.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서는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국민의힘 신동욱 의원과의 질의 과정에서 "조용히 해", "너한테 해도 돼" 등의 반말을 사용해 또 다른 파행으로 이어졌다. 증인 신문 과정에서의 예의와 의사 진행 방식, 국회의원 품격 논란까지 불거진 셈이다.

 

이날 국감도 전날에 이어 고성과 욕설, 파행으로 얼룩졌다. 여야는 이재명 정부 국정 운영 전반과 전임 정부 책임을 두고 강경하게 맞섰으며, 국정감사장은 충돌과 분쟁의 연속장으로 변했다. 국회는 향후 국감 일정에서도 증인 채택, 정책 책임 소재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이어갈 전망이다.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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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국정감사#국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