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검찰의 가장 큰 피해자”…이재명 대통령, 야5당 ‘조국사면’ 요구엔 즉답 미뤄
정치권의 ‘조국 사면’ 요구가 이재명 대통령과 야5당 지도부의 회동에서 정면으로 부딪혔다. 조국혁신당과 진보당, 개혁신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야5당 대표들은 사면복권, 검찰개혁, 정치개혁 등 주요 현안을 두고 대통령과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사면 요구를 즉답하지 않는 대통령의 태도와 야당의 입장이 맞서 정국 격랑이 짙어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3일 대통령 관저에서 비교섭단체 5당 지도부와 오찬을 가졌다. 이날 오찬에는 조국혁신당 김선민 대표 권한대행, 진보당 김재연 대표, 개혁신당 천하람 대표 권한대행 등 여야 신생 야당의 원내대표급 인사들이 참석했다. 오찬 자리에선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를 포함한 정치인들, 검찰에 의해 피해를 본 노동자·건설노동자·화물연대 노동자들에 대한 사면복권이 필요하다”는 구체적 요청이 나왔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은 조 전 대표 등 정치인 사면 요청에는 구체적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노동자 문제에 관해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수형 실태를 파악할 것”이라며 관심을 표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어 홈플러스 노동자 고용불안, 석탄화력발전소 산업재해 등 개별 현안과 관련해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보겠다”고 약속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날 오찬에서는 검찰 인사와 검찰개혁을 둘러싸고도 논란이 이어졌다. 우상호 수석에 따르면, 최근 검찰 인사 문제를 지적하자 이재명 대통령은 “본인이 정치검찰의 가장 큰 피해자”라고 강조하며 “차질 없는 검찰개혁 의지를 다시 밝혔다”고 말했다. 야5당 대표들은 교섭단체 규정 완화, 정치개혁 이슈, 사회대개혁위원회 설치를 촉구했고, 이 대통령은 “사회대개혁위원회 설치 요구에 대해 성의 있게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정치권 내부에서는 이번 회동을 두고 대통령이 노사 현안 및 정치개혁 요청에 경청하는 자세를 보였다고 평가하면서도, 정작 조국 전 대표 사면 등 정치쟁점에선 신중한 태도를 유지한 데 주목하고 있다. 한편, 노동자 사면 및 사회적 대화 기구 설치 요구가 활발히 논의된 점에서 여야 간 협치 가능성도 일부 점쳐진다.
이날 오찬에서 정치·노동·검찰개혁 문제가 동시 부각된 가운데, 야5당의 사면복권 요청과 대통령의 신중한 대응이 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대통령실은 향후 사회대개혁위원회 설치, 노동현안 직접 파악 등 추가 논의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