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민국, 지리산이 품은 눈물의 계절”...구례에서 삶과 자연이 맞닿는 순간→치유의 여운
구례의 봄볕이 천천히 지리산 자락을 물들이고, 섬진강 옆 마을에는 온화한 미소와 삶의 흔적이 촘촘히 쌓여간다. EBS ‘고향민국’은 서로의 손길과 자연의 품 안에서 계절을 건너는 구례 사람들의 하루를 따라가며, 평범한 일상이 곧 노래가 되고 위로가 되는 시간을 그려냈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 오랜 기둥의 그림자, 한 사발의 다슬기국과 손맛 가득한 밥상에는 땅과 사람이 함께 빚어낸 고향의 온기가 그대로 녹아 들어 있었다.
노고단의 운해로 시작한 여정에서, 반달가슴곰이 조용히 산의 품을 드나들며 자연 복원의 기적이 살아 있는 풍경이 펼쳐졌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들의 매일은 구례 오일장의 정겨운 분주함, 산나물 식당의 깊은 풍미, 구층암의 차향과 오랜 고택의 기품까지 이어진다. 지리산이 내려준 식재료와 가족의 이야기가 어우러진 산채음식점에서는 엄마와 딸, 아들이 함께 세월을 담근 밥상을 차린다. 아무런 꾸밈 없이 세월을 견딘 기둥마다, 가족의 기도와 평화가 배어났다.

구례 구층암에서는 덕제 스님의 손끝에서 한 잎 한 잎, 야생차의 우러나는 소리가 마음을 적셨다. 먼 타지에서 찾아온 이들도 구례의 차 문화를 배우며, 자연과의 진한 교감을 나누는 여유를 맛봤다. 300년 고택 쌍산재에서는 벽을 타고 흐른 시간과 선비 정신, 그리고 아득한 고향의 내음이 집안 곳곳에 안착했다. 종손 오경영이 건넨 열린 인심과 따스한 배려 속에 자연과 사람이 나란히 어우러진 시간을 만났다.
섬진강 다슬기 식당에선 남매의 손끝에서 구례의 물길을 따라온 다슬기가 새로운 맛으로 거듭났고, 오미마을 사랑방에서는 소박한 수다가 버무려진 온정이 흐른다. 시장 골목과 들꽃 핀 오봉산 자락, 한옥 카페 ‘무우루’의 돌담 너머까지, 구례의 사계절은 늘 사람과 자연이 마주하는 이야기로 채워졌다. 해설사 김세웅의 입을 통해 전해진 지리산 연봉과 섬진강의 굽이진 정경, 그리고 향나무숲의 고요함은 도시와 멀어진 이들에게 평온과 치유의 쉼표가 됐다.
시골살이를 선택한 이들이 서로 마주하며 작은 선물이 돼줬듯, 고향의 품은 인생의 어느 길목에서도 변함없이 마음을 감싸 주었다. 주변을 돌아보면 한 점의 케이크, 숲속 산책길, 한 잔의 차에도 고마운 온기가 깃들어 있음을 새삼 느끼게 된다. ‘고향민국’은 구례의 사계절을 빌려, 각자의 고향과 그리움, 그리고 자연이 전하는 어머니의 위로를 차분히 담아낸다. 삶의 골목마다 남아 있는 향기와 온정, 그 위로와 치유의 시간은 2025년 5월 26일부터 29일까지 저녁 7시 20분, EBS1을 통해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