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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 필리버스터 카드 꺼내나”…국민의힘, 대구 장외집회 시작으로 총력 투쟁 선언
정치

“무한 필리버스터 카드 꺼내나”…국민의힘, 대구 장외집회 시작으로 총력 투쟁 선언

윤지안 기자
입력

사법부를 둘러싼 거센 정치적 충돌 속에 국민의힘이 장외 투쟁을 공식화하며 민주당 주도의 국정운영에 정면 반발했다. 특검의 당원 명부 압수수색, 법원 수사 확대 등 여권의 공세에 민심마저 등을 돌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 국민의힘은 대구 집회를 신호탄으로 전면전을 예고했다.

 

국민의힘은 21일 대구 동대구역에서 장외 집회를 열어,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언론·사법 개혁과 특검 수사의 부당성을 국민 앞에 적극적으로 알렸다. 약 5년 8개월 만의 장외 집회로, 사법부 독립성 논란과 당을 둘러싼 조사 압박이 격화되자 거리로 나선 것이다.

당 관계자들은 여권의 ‘사법부 때리기’ 공세, 조희대·한덕수 회동 의혹 등 일련의 사태가 정부·여당 국정운영 방식에 부정적 여론을 급속히 확산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음 달 초순 추석 연휴를 앞두고, 영남권과 충청권에서 집회와 회의 등을 통해 지역 여론까지 결집한 뒤 서울 대규모 집회까지 모색하며 전국적 여론전에 총력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원내에서는 민주당의 법안 처리를 무기한 지연시키기 위한 ‘무한 필리버스터’ 카드까지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의원 대상 의견 수렴을 통해 여야 합의 없는 모든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 적용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존에는 주요 쟁점 법안 단위로 이뤄지던 필리버스터를 전면 확대한 것. 이에 따라 민주당의 ‘입법 폭주’를 부각시키고, 본회의 법안 통과 지연 효과를 겨냥한다는 전략이다.

 

필리버스터는 국회법상 24시간 진행이 가능해, 본회의 사회자인 우원식 국회의장까지 압박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민주당의 과반 의석으로 법안 통과 자체를 막지는 못하지만, 다수 법안 처리를 최대한 늦추는 압박 효과는 적지 않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합의로 추진됐던 민생경제협의체 가동이 민주당의 일방 국회 운용 탓에 무산됐다고 주장하며, 여야 협상의 의미가 퇴색했다고 지적했다. 당 관계자는 “야당을 없애려는 여당과는 더 이상의 대화가 무의미하다”면서, 국민의힘이 가능한 모든 저항 수단을 쏟아내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야당 내에서는 특검의 압수수색과 국회의원 수사,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요구, 특검 전담재판부 설치 추진 등 일련의 사태를 국민의힘 ‘말살 시도’로 규정하는 위기의식이 고조됐다. 여권이 법원 유죄 판결 후 정당해산 청구까지 밀어붙일 수 있다는 전망도 당 내부에 퍼졌다.

 

정치권 전체가 ‘입법 폭주’와 ‘야당 말살’ 공방에 휩싸이며 정국의 대치 강도가 한층 높아진 가운데, 국민의힘의 강경 투쟁 노선이 추석 민심과 향후 정당 지지율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주목된다. 국회는 민주당 주도의 본회의 표결과 이에 맞선 국민의힘의 공세적 대응 속에 치열한 대치가 이어질 전망이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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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필리버스터#대구장외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