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이 가족의 놀이터로”…양천가족 거리축제, 세대 잇는 공감의 거리
가을 바람이 살랑이는 10월, 도심 한가운데에서 가족이 손을 맞잡고 거리를 누비는 모습이 익숙해졌다. 예전엔 먼 나들이가 아니면 이런 다정한 풍경을 보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우리 동네 한복판이 가족 모두의 놀이와 추억의 장이 된다.
올해도 양천구 신정네거리역 일대에서는 ‘양천가족 거리축제’가 개최된다. 퍼레이드의 화려한 행진에서부터 가족이 다 함께 즐기는 체험존, 세대별 맞춤 문화프로그램까지 시민의 일상 깊숙이 축제의 기쁨이 스며든다. 특히 18개 동이 힘을 모은 거리퍼레이드는 저마다의 색깔로 거리에 환한 에너지를 더하며 지역의 이야기를 전한다.

이런 변화는 행사 구성에서도 드러난다. 만남의 광장은 가족이 머무르는 커다란 마루처럼 마련되고, 곳곳의 포토존엔 엄마 아빠, 아이들이 셀카를 남긴다. 키즈플레이존에서는 양천부루마블, 대형젠가 같은 창의적 놀이가 아이들에게 추억을 선물하고, 북페스티벌에선 황선우·김혼비 작가와의 대화가 세대와 취향을 넘어 공감을 모은다. 체험도 다양해졌다. 프린지스테이지에선 지역예술인과 시민이 함께하며, 청춘로드의 사일런스 디스코, 360도 포토존은 젊은 세대에게도 흥미로운 시간을 만든다.
지역사회 내 소통과 교류에 대한 필요감이 점점 커진 현재, 이런 축제의 등장은 의미가 깊다. 실제로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최근 ‘가족 간 여가활동’을 중요하게 여기는 시민 수가 계속 늘고 있다. 동네 골목에서 시작된 이런 변화가 일상에 잔잔한 파장을 더하는 셈이다.
양천문화원의 전통예술제, 버스킹, 추억로드와 가족사랑로드, 먹거리존까지. 모두의 미소가 공존하는 무대는 각자 다른 나이와 취향, 감정이 하나로 모이는 ‘함께의 순간’을 선사한다. 전문가들은 “세대를 아우르는 이런 지역 문화축제의 본질은 가족과 이웃을 새로 만나는 경험에 있다”고 해석한다.
커뮤니티 반응도 따뜻하다. “아이가 직접 동네 축제에서 놀고, 작가의 이야기를 듣는 게 신기하다”, “집 근처에서 친구, 이웃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특별했다”는 감상들이 잇따랐다. 모두가 조금씩 길게 남는 추억을 포개는 듯하다.
작고 사소한 이벤트지만, 그 안에는 달라진 가족의 의미, 지역공동체의 새로운 온기가 담긴다. 양천가족 거리축제는 어느새 익숙한 동네 일상들에게도 특별함을 더하는 시간표가 됐다.
결국 중요한 건, 가족과 이웃이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지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