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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만루포 작렬”…임종성, SSG전 역전포→두산 연패 탈출 견인
스포츠

“데뷔 만루포 작렬”…임종성, SSG전 역전포→두산 연패 탈출 견인

이도윤 기자
입력

벅찬 기대와 부담이 교차하던 저녁, 임종성의 방망이가 서울 잠실야구장의 공기를 뚫고 날아올랐다. 잠시 숨이 멎는 듯한 침묵 끝, 역전의 순간을 알린 타구는 두산 팬들에게 잊지 못할 함성과 여운을 남겼다. 데뷔 만루홈런, 그리고 팀의 6연패 탈출. 누구에게나 뜻깊은 밤이었다.

 

두산 베어스는 22일 SSG 랜더스를 상대로 한 2024 KBO리그 홈경기에서 6-5로 승리했다. 승부의 흐름은 한참 SSG 쪽으로 기울어진 듯 보였다. 8회까지 두산은 2-4로 뒤져 있었고, 시즌의 긴 침묵과 패색이 짙게 드리워졌다.

“데뷔 만루포 작렬”…임종성, SSG전 역전포→두산 연패 탈출 견인 / 연합뉴스
“데뷔 만루포 작렬”…임종성, SSG전 역전포→두산 연패 탈출 견인 / 연합뉴스

그러나 8회말, 2사 만루의 중압감을 품은 채 임종성이 타석에 섰다. SSG 투수 문승원을 상대로 내뻗은 타구는 좌측 담장 너머로 아득히 사라졌고, 잠실 구장은 환호와 감동의 물결에 휩싸였다. 임종성의 홈런은 그에게 있어 개인 통산 1호이자, 데뷔 첫 만루포라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를 지녔다. 두산 벤치와 응원단은 이 극적인 한 방에 마음을 완전히 내줬다.

 

이 홈런으로 두산은 6연패의 깊은 늪에서 빠져나왔다. 지난 시즌 오명진이 데뷔 첫 홈런을 만루포로 장식했던 장면이 떠오르면서, 유망주들의 당찬 성장 곡선이 다시 한번 조명됐다.

 

승부의 열광이 가시기도 전에 이승엽 감독은 어린 타자들의 활약을 높이 샀다. 23일 NC와의 경기를 앞둔 인터뷰에서 “임종성의 타구가 담장을 넘으리라 기대하진 않았지만, 운과 바람의 도움을 받았다. 팀과 임종성 모두에게 대단한 순간”이라며 감동을 전했다. 이어 “오명진은 시즌 초부터 기대했던 선수고, 임종성 역시 빠르게 리그에 자리 잡고 있다. 한화전 결승타와 SSG전 만루포로 두 차례 클러치 능력을 입증했다”고 평했다.

 

임종성은 이미 15일 한화전에서도 연장 11회 결승 2루타를 기록하며, 중요한 순간마다 팀을 구하는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승엽 감독은 앞으로 상대 투수들의 견제와 체력 관리가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음을 언급하며, “오명진과 임종성 모두 지금보다 더 성장해야 한다”고 조언을 남겼다.

 

부상으로 인해 엔트리에서 빠진 투수 곽빈과 홍건희의 복귀 계획도 전해졌다. 이 감독은 “곽빈은 내일 퓨처스 리그 선발 등판이 예정돼 있고, 홍건희 역시 1이닝 소화 후 무리 없이 몸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침묵 끝에 맞이한 승리의 밤, 두산은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며 23일 NC 다이노스와의 시즌 3차전을 앞둔다. 어린 선수들의 성장에 관중들도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새로운 가능성과 응집력 안에서 두산의 시간은 천천히, 그러나 분명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진한 여운과 질문만이 남는다. 야구의 계절, 멈추지 않는 마음, 변화의 중심에 선 두산의 내야진은 소리 없이 자라고 있었다. 팀과 소년의 용기는 오늘도 또 한 장의 이야기를 더한다. 이 기록은 5월 23일 저녁 두산의 홈구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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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성#두산베어스#ssg랜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