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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헤지 가치 약화”…캐나다 중앙은행, 트럼프 압박에 글로벌 금융 변화 전망
국제

“달러 헤지 가치 약화”…캐나다 중앙은행, 트럼프 압박에 글로벌 금융 변화 전망

이도윤 기자
입력

2025년 9월 23일(현지시각), 캐나다 서스캐처원주에서 열린 연설과 기자회견에서 티프 맥클렘 캐나다중앙은행(Bank of Canada) 총재는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미국 달러(USD)의 전통적인 헤지(위험회피) 수단으로서의 매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미국(USA) 연방준비제도(Fed) 독립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이은 압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평가된다.

 

맥클렘 총재는 “달러화는 당분간 글로벌 준비통화의 지위를 유지하겠지만, 헤지 자산으로서의 신뢰는 예전만 못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의 자율성에 압박을 가하는 상황이 금융 시장에 파급효과를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달러화 가치가 최근 10% 하락하는 동안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금 가격은 40% 급등했으며, 이는 투자 흐름의 변화 신호로 해석됐다.

캐나다 중앙은행 “달러 헤지 투자 매력 약화”…4년 만에 노출 투자 추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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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으로 시장 불안 시 글로벌 투자자들은 달러 자산으로 몰리면서 달러 가치가 오르고 미 국채 금리는 하락하는 모습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러한 경향이 약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맥클렘 총재는 “달러화의 헤지 수단으로서의 가치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거나, 최소한 이전만큼 신뢰하기 어렵다”며, 해외 투자자들이 달러 노출에 따른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헤지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이러한 변화는 외국인 투자자의 미국 주식 투자 방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맥클렘 총재는 “해외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에 투자할 때 달러화 관련 헤지 전략을 적극적으로 구사하고 있으며, 이는 달러화에 추가 하락압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도이치뱅크 분석을 인용해, 최근 3개월간 전세계에서 유입된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70억 달러 중 약 80%가 달러화 헤지형 ETF에 집중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연초 20% 내외였던 비중이 크게 확대된 것이다. FT는 올해 들어 4년 만에 달러화 헤지 투자액이 달러화 노출 투자액을 넘어섰다는 점에 주목했다.

 

FT는 트럼프 대통령 정책의 달러 가치 영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헤지 수요를 촉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시장 내 안전자산으로서 달러화의 매력이 약화될 경우, 기존 국제 금융질서와 투자전략에도 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라는 평가다.

 

시장은 당분간 달러화가 기본적 글로벌 준비통화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하지만, 달러의 안전자산 역할과 투자자 포트폴리오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달라지고 있음을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미국 정치·금융환경 변화가 달러화 신뢰도와 국제 금융시장 구조에 장기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사회는 이번 캐나다 중앙은행의 경고가 글로벌 투자 방향성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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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중앙은행#트럼프#달러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