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명 로비 의혹 교차”…임성근-고석, 분당 접촉 정황에 특검 수사 본격화
정치권을 흔드는 구명 로비 의혹의 파장이 다시 점화됐다. 임성근 전 해병대 사단장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사법시험·사법연수원 동기로 알려진 고석 변호사가 2023년 8월 경기 분당에서 접촉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특검이 본격 수사에 나섰다. 임 전 사단장은 반복적으로 일면식이 없다며 강하게 부인해 왔으나, 실제 통화 및 소재지 정황이 확인돼 진실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은 임 전 사단장이 구명 로비를 시도한 시점의 통신 내역 분석 결과, 임 전 사단장과 사촌 박철완 검사, 고석 변호사 모두 2023년 8월 1일 비슷한 시각 경기도 분당 지역 기지국을 통해 수발신 통화 기록이 찍힌 사실을 확보했다. 임 전 사단장 측은 해당 날짜 박 검사 관사가 있는 용인에서의 만남만 인정했을 뿐, 고 변호사와의 접촉설은 일축해왔다.

임 전 사단장은 그 근거로 박 검사 통화 내역 일부를 공개하며, “고 변호사를 만난 적이 없고 일면식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특검이 추가로 확보한 별도 통화·기지국 내역에서 같은 시각 분당 일대에서 임 전 사단장-고 변호사 둘 다 수발신 연결이 확인되면서, 두 사람의 현장 접촉 가능성이 다시 부상했다.
특검은 “용인 관사에서의 모임 외에, 분당 모처에서 임성근 전 사단장 부부, 박철완 검사, 고석 변호사가 별도로 만났는지 다각도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2023년 8월 1일은 박정훈 대령 해병대 수사단이 임 전 사단장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자로 판단한 뒤, 다음날 국방부에서 초동수사 기록을 회수한 시점과도 연관돼 있다.
정치권에서는 고석 변호사가 윤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통해 임 전 사단장을 구명하는 로비에 직·간접 관여했는지에 이목이 쏠린다. 특검팀은 앞서 압수수색을 통해 고 변호사 휴대전화 등을 확보, 법률 자문 및 로비 여부 등 구체 경위를 추적 중이다. 조만간 고 변호사 직접 소환조사로 의혹의 실체 확인에 나설 계획임을 시사했다.
고석 변호사는 육군사관학교 재학 중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윤 전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23기 동기로 알려져 있다. 현역 시절에는 고등군사법원장을 역임했으며, 윤 전 대통령이 진급·전역 땐 직접 축하 방문을 한 사이라 정치적 배경에 대한 관심도 높다. 고 변호사는 2023년 8월 3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그달 중순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 등 핵심 인사들과도 연이어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그해 7월에는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과 별도로 접촉한 의혹까지 불거져, ‘구명 네트워크’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특검 수사가 분당 만남의 실체를 어디까지 규명할지, 고 변호사 소환을 둘러싼 정치적 후폭풍이 예의주시된다. 정치권은 임 전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을 둘러싸고 진실공방에 불이 붙었으며, 특검의 추가 압수수색과 고 수준 소환조사도 예고돼 중대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