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억달러 빅딜, 연고지 충성”…탬파베이 매각→구장 이전 기로
갈림길에 선 탬파베이 레이스가 메이저리그의 역사를 다시 한번 뒤흔들고 있다. 17억달러라는 구단 매각 합의를 이끌어낸 순간, 연고지에 남기 위한 숨가쁜 행보와 구장 재정비 논란까지 이어지며 구단과 팬 모두의 마음이 복잡해졌다. 빛바랜 트로피카나필드가 긴장감 속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탬파베이 구단주 스튜어트 스턴버그는 부동산 개발업자 패트릭 잘룹스키가 이끄는 투자 그룹과의 매각을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거래규모는 17억달러, 한화로 약 2조3천억원에 이른다. 현 연고지 유지가 큰 원칙으로 확인된 가운데, 새로운 구단주 측은 구장 위치를 세인트피터즈버그에서 탬파로 이전하는 방안을 우선시하는 입장을 밝혔다.

탬파베이의 트로피카나필드는 1990년에 지어진 뒤 오랜 기간 메이저리그 내에서 ‘최악의 시설’이라는 오명을 견뎌왔다. 이전에도 시 당국과 함께 구장 인근에 13억달러 규모의 신구장 건설에 나섰지만, 지난해 허리케인 피해와 재정적 부담이 겹치며 계획이 좌초됐다. 이에 따라 세인트피터즈버그시는 신구장 건설 계획을 완전히 철회했다.
구단은 2026년까지 현재 트로피카나필드의 복구 공사를 진행하며, 홈경기를 뉴욕 양키스의 스프링캠프 구장인 조지 M. 스타인브레너 필드에서 임시로 치르고 있다. 이 경기장은 수용 인원 1만명으로 한정돼 있으며,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 시에도 같은 장소를 계속 이용할 예정이다.
선수단 변화도 팬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탬파베이는 2년 총액 2,900만달러, 한화로 약 400억원에 내야수 김하성을 영입하며 적극적인 투자 행보를 보였고, 김하성은 올해 팀 내 최고 연봉자로 등극했다. 현지 매체들은 이번 매각과 함께 새로운 구단주 체제하에서 탬파베이가 기존의 ‘저비용 고효율’ 구단 운영을 벗어나 대형 투자 기조로 전환할지 주목하고 있다.
구장 이전을 둘러싼 지역사회와 팬들의 기대, 새로운 선수단과 투자 변화 등 여러 변곡점이 한데 모인 탬파베이의 여름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 오랜 시간 홈을 지켜온 트로피카나필드의 푸르른 그라운드를 걸으며, 팬들은 이제 새로운 희망과 변화의 무게를 함께 견디고 있다. 탬파베이의 이 서사는 2025년 한여름, 메이저리그 무대 위에서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