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재편 시사”…맨프레드, 팀 확대 구상→MLB 지역 대격변 예고
지루하게 반복되던 판도에 균열이 찾아왔다. 로브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의 입에서 나온 리그 대수술론이 오랜 전통을 흔들고 있다. 시카고의 스튜디오를 가득 채운 긴장감, 팬들은 변화를 향한 기대와 우려 속에 한 목소리로 시선을 집중했다.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미국 ESPN과의 방송 인터뷰에서 MLB 구조에 대한 근본적 재편 가능성을 시사했다. 만약 리그가 확대된다면, 동서 콘퍼런스 체계로의 전환이 논의될 수 있음을 밝혔다. 현재는 내셔널리그(NL)와 아메리칸리그(AL) 30개 팀이 각각 15개씩 양분돼 있다. 하지만 이 방식은 지리적 현실과 점점 동떨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아메리칸리그 소속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는 같은 도시의 다저스나 파드리스보다 뉴욕 양키스와 더 자주 경기를 치러야 한다. 이로 인해 선수들은 잦은 장거리 비행과 시차 적응에 시달리고, 팬 역시 경기 시간 변화로 불편을 겪고 있다.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리 기반 리그 재편의 필요성을 힘주어 언급했다.
CBS스포츠는 “야구계와 팬들 사이에 변화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적지 않다”면서도, 리그 재편이 가져올 수 있는 효율성에 주목했다. MLB가 재편에 나서려면 2개 신생 구단을 추가해 전체 32개 팀 체제로 전환하는 시나리오가 힘을 얻고 있다. 팀 수가 짝수가 되면 기존 인터리그 경기의 비효율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폭스스포츠 역시 "32개 팀 시대가 열리면 4개 팀씩 8개 디비전, 혹은 8개 팀씩 4개 디비전 등 다양한 포맷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변화는 2020년 코로나19로 제한적으로 도입됐던 지역 기반 경기 운영의 확장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이미 피치 클록, 자동투구판정시스템 등 과감한 개혁을 이끈 바 있다.
리그 재편과 팀 수 확대 구상은 MLB의 향후 판도를 좌우할 중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팬들의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이번 논의가 야구계의 새로운 질서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하루하루를 견디는 선수들의 시간, 팬들이 쌓은 기억 속에 남겨질 변화의 서곡. 뜨거운 여름의 한복판에서 MLB가 또 한 번 도전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