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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란 분쟁 격화에 뉴욕증시 흔들려”…미국 시장, 투자 불안 가중→연준·중동 변수 주목
국제

“이스라엘·이란 분쟁 격화에 뉴욕증시 흔들려”…미국 시장, 투자 불안 가중→연준·중동 변수 주목

윤선우 기자
입력

17일 어둠이 내려앉은 월가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오래된 대립이 한층 격화되면서, 뉴욕증시는 하루 종일 불확실성의 그림자에 깊이 잠겼다. 강남풍처럼 날카로운 소식이 실시간으로 세계를 타고 돌았고, 투자자들은 시장의 향방을 예의 주시하며 차가운 숫자 뒤의 불안을 체감했다.

 

이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299.29포인트 내린 42,215.80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 지수는 50.39포인트 하락한 5,982.72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도 180.12포인트 떨어진 19,521.09에 마감했다. 이러한 하락세는 오랫동안 중동의 불안이 세계 경제를 흔들 때마다 반복돼온 갈등의 역사를 다시금 상기시킨다. 최근 5일째 지속되는 긴장 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정된 G7 정상회의 일정을 단축한 채 급히 귀국하고 백악관 국가안보팀과 긴급히 머리를 맞댄 장면은 신경이 곤두선 워싱턴 정계의 단면을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의 인내심이 소진되고 있다”며 이란에 경고를 보낸 순간, 투자심리의 냉기가 뉴욕까지 번졌다.

뉴욕증시, 이스라엘·이란 긴장에 하락…WTI 4.3% 급등
뉴욕증시, 이스라엘·이란 긴장에 하락…WTI 4.3% 급등

소비지표의 부진 또한 시장에 우울한 그림자를 드리웠다. 미 상무부는 5월 소매판매가 7,154억 달러로 전월 대비 0.9%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0.6%)보다 더 가파른 하락으로, 미국 경제의 근간인 소비심리에 균열이 생기는 것을 보여준다. 월가는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과 경제침체 우려, 소비위축 가능성을 동시에 경계한다. 테슬라 주가는 3.9% 떨어지며 기술주 하락폭을 더욱 키웠다.

 

연방준비제도(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이틀간 열기로 했고, 시장 참여자들은 파월 의장의 발언과 금리 동결 가능성, 정책 변화의 실마리를 놓고 숨을 죽였다. 한편,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짙어지며 미 국채 금리는 하락했고,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4.39%까지 떨어졌다.

 

한동안 안정스럽던 국제유가는 돌연 날카롭게 솟구쳤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4.4% 올라 배럴당 76.54달러를 기록했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4.28% 상승하며 74.8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의 고요가 깨진 자리에는, 전 세계 원유 공급망에 새로운 불확실성이 잔존하게 됐다.

 

국제 금값은 안전자산 선호 속에서도 0.3% 약세를 보이며 온스당 3,406.9달러에 머물렀다. 달러화는 주요 6개 통화 대비 0.9% 강세를 기록해 투자 흐름이 급락장 속에서도 살아있음을 암시했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이스라엘과 이란의 뉴스가 글로벌 금융 지형을 출렁이게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정학적 위험에 손짓하는 불확실성, 미국 소비의 위축 신호, 연준의 금리 기조 변화 등이 한 데 얽혀, 세계 금융시장은 무거운 운명의 끈을 잡고 있다.

 

시장은 앞으로 연방준비제도의 정책 방향, 중동지역의 군사적 긴장 고조 여부에 따라 흔들릴 전망이다. 미국 투자자의 심리와 글로벌 자산 가격에도 한동안 어둠이 내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경제 주체들도 중동의 시계가 멈추지 않는 한 불안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보인다.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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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이스라엘이란분쟁#연방준비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