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세계사, 마약 신화의 암흑”…백승만 교수, 경계의 그림자→위험과 유혹의 진실
조용히 빛 아래 선 백승만 교수의 목소리는 오늘 밤 ‘벌거벗은 세계사’에서 시청자 곁을 파고든다. 오랜 세월을 거슬러, 과거 신의 선물이라 불렸던 마약은 이윽고 인류를 옭아맨 저주의 족쇄로 변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작은 약 한 알에 감추어진 고통과 유혹의 양면성이 깊은 울림을 남긴다.
방송에서 백승만 교수는 고대부터 18세기에 이르기까지 마약이 어떻게 인류의 상처에 위로가 되었는지 흥미롭게 풀어간다. 서울대학교 제약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에서 연구를 이어온 그의 냉철한 시선이, 마약에 얽힌 복합적인 과거를 단순한 통계를 넘어 생생한 서사로 녹여낸다. 물자가 귀하던 시절 진통제이자 만병통치약으로 각광받았던 마약의 효능은 국가와 시대를 초월해 인류의 삶 구석구석 파고들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백승만 교수는 2023년 역대 최고치에 달한 국내 마약 사범 통계를 언급하며, ‘마약 청정국’이라는 말이 더는 유효하지 않음을 강조한다. “과거와 달리 현재 마약의 인식은 위험의 단어가 먼저 다가온다”고 덧붙이며, 전 세계적으로 심각해진 마약의 확산세를 예리하게 짚어낸다. 인류가 마약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역사적 사건들, 예측불허의 밀매 방식, 그리고 점점 교묘해지는 범죄의 온상은 모두 오늘 방송에서 낱낱이 펼쳐진다.
이날 방송에는 허규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김대규 한국마약중독예방교육연구소 소장도 함께한다. 허규형 전문의가 마약이 인간 정신에 미치는 뿌리 깊은 영향을 차분하게 설명하는 동안, 김대규 소장은 경찰 시절 직접 목도한 마약 범죄의 생생한 단면을 풀어놓는다. 두 전문가의 치열한 증언과 설명은 경각심을 자아내며, 함부로 넘볼 수 없는 마약의 어두운 이면을 또렷하게 전달한다.
카메라는 전 세계 명소와 교차하는 이야기를 따라, 마약이 어떻게 인류의 현실과 과거를 연결해왔는지 조심스레 그려낸다. 여행의 풍경 속에 숨어 있는 위험을 발견하는 여정은, 매혹과 두려움이라는 두 감정의 문턱에서 끝없이 이어진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인간의 욕망과 시대의 운명이 어디서부터 뒤섞이기 시작했는지, 전문가의 대화를 통해 세밀하게 조명된다.
마약이라는 단어에 깃든 경계와 두려움, 그리고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유혹과 인간의 갈증이 화면 너머로 스며든다. ‘벌거벗은 세계사’는 오늘 밤 10시 10분 tvN에서 마약의 숨겨진 역사와 위험의 본질을 보여주며, 우리가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 묵직한 질문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