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스피 달러 환산 지수 사상 최고”…AI 반도체 호황에 4년 5개월 만에 경신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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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달러 환산 지수가 4년 5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글로벌 투자 환경에서 한국 증시의 경쟁력이 다시 조명되고 있다. 올해 들어 달러 기준 지수가 81.7% 오르면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국내 대형주 랠리가 전 세계 자금의 유입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4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전일 종가 기준 코스피 달러 환산 지수는 1,431.5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31일 1,396.87보다 2.5% 오른 것으로, 종전 최고치였던 2021년 6월 16일(1,419.65) 이후 4년 5개월 만에 신기록을 세운 셈이다. 코스피 달러 환산 지수는 원화 코스피 지수에 원·달러 환율(매매기준율)을 반영해 산출되는 만큼, 환율 변화와 증시 흐름이 동시에 반영된다.

코스피 달러 환산 지수 4년 5개월 만에 최고치…올해 81.7% 상승 / 연합인포맥스
코스피 달러 환산 지수 4년 5개월 만에 최고치…올해 81.7% 상승 / 연합인포맥스

올해 코스피 달러 환산 지수는 연초 787.84(2024년 말)에서 1,431.54까지 급등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원화 지수도 2,399.49에서 4,221.87로 75.9% 상승했으며, 원·달러 환율은 1,472.5원에서 1,428.8원으로 3.0% 하락해 원화 강세가 코스피 달러 환산 지수 오름폭을 키웠다. 

 

이같은 랠리의 배경으로는 글로벌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반도체 업황이 호황을 누린 점이 꼽힌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시총 상위 반도체 종목이 코스피 전체 상승을 주도하며 투자심리 개선에 불을 지폈다는 평가다.

 

시장 전문가들은 2021년 팬데믹 대유동성장 때의 기록을 4년여 만에 넘어섰다는 점에 주목한다. 당시 달러 환산 코스피 지수는 금리 최저 구간(한국 기준금리 0.50%, 미국 0.00~0.25%)에서 자산 가격이 폭등하며 정점을 찍었다. 반면 최근은 한국(2.50%), 미국(3.75~4.00%) 모두 기준금리가 4년 전보다 훨씬 높아, 글로벌 투자자 등장이 더욱 눈길을 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전반적인 국내 주가는 국제적으로 볼 때 아직 크게 높은 수준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증권업계는 상승 탄력이 이어질 경우 코스피 원화 기준 5,000선 및 달러 환산 지수 장중 사상 최고치 경신 가능성도 유효하다는 관측을 내놨다. 반면 코스닥 달러 환산 지수는 전일 541.14로, 2000년 벤처붐 당시 기록(2,136.87)에는 크게 못 미쳤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미국 정부의 대규모 현금 수요와 한국 내 해외 증권 투자 확대 등 여파로 1,420~1,430원을 오가는 제한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환율 변동에 따라 달러 환산 지수도 추가 등락이 불가피해 보인다.

 

향후 글로벌 AI·반도체 업황, 미국 금리 인하 시점, 환율 등 대외 변수에 따라 국내 증시가 추가 랠리를 시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시장에서는 다음 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가 단기 방향성의 주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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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삼성전자#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