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교황 방북 성사 시 한반도 평화 상징”…우원식, 교황청에 방북 공식 요청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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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경색 속에서 방북 성사 여부를 두고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우원식 국회의장이 교황 방북을 공식 요청하며 한반도 평화 논의의 전선을 넓혔다. 우원식 의장은 현지시간 21일 바티칸 교황청에서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을 만나 레오 14세 교황의 방북을 요청하는 서한을 직접 전달했다.

 

우 의장은 교황청 방문에서 2027년 8월 서울에서 열리는 가톨릭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와 관련해 "교황님께서 서울 방문 시 방북까지 실현된다면 세계평화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매우 큰 상징이 될 것"이라며 공식 서한을 건넸다. 이어 "전 세계 40만에서 최대 100만 명의 청년들이 서울에 모여 평화와 연대의 가치를 나누게 될 것"이라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전환점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는 것이 국회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파롤린 국무원장은 "남북 간 대화가 중단되고 관계가 경색된 것은 유감이지만 한국 정부가 다시 대화를 시도하는 것에 깊은 공감을 표한다"며 "교황청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한국 정부와 의회의 노력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며, 한국 주교회의와 함께 가능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그는 "의장님의 서한을 교황께 잘 전달하겠다"며 "한반도의 긴장이 완화되고, 화해와 평화의 새 시대가 열리길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우원식 의장은 교황청 방문에 이어 로마에서 로렌초 폰타나 이탈리아 하원의장, 잔마르코 첸티나이오 상원 부의장 등 이탈리아 주요 정치인을 잇따라 면담했다. 우 의장은 "이탈리아에 진출한 일부 우리 기업이 비자와 체류증 발급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비자 문제는 무역, 투자에 장애가 될 수 있는 만큼 기업 활동 보장을 위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이에 폰타나 의장은 "관련 상황을 파악해 관심을 갖고 협력하겠다"고 답하면서 실질 협력 논의가 이어졌다.

 

또한 양국 간 문화협력에 대해서 우 의장은 "지난해 수교 140주년을 맞아 양국이 상호 문화교류의 해로 지정된 만큼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려 양국 국민의 우의 증진에 크게 기여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로마의 대표적 유적지인 콜로세움 공식 오디오 가이드에 지난달부터 한국어가 추가되는 등 인적·문화 교류가 더욱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폰타나 의장도 "문화 교류가 양국 관계에 미치는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한편, 우원식 의장의 방북 요청이 실제로 실현될 경우 한반도의 평화 프로세스와 국제사회의 관심사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국회는 교황 방북 추진과 더불어 대외 협력 확대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계획이다.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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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교황청#이탈리아하원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