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이후 신뢰 흔들”…KT·LGU+, 번호이동 가입자 순감 충격
이동통신사의 대규모 해킹 사고가 가입자 이동 시장에 직접적인 파장을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KT와 LG유플러스는 해킹 이슈 여파로 10월 이동전화 가입자 순감이라는 충격을 맞았으며, 상대적으로 먼저 해킹 사고를 겪었던 SK텔레콤은 점진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는 최근 추세를 “통신3사 경쟁 구도의 분기점”으로 해석하며, 보안 신뢰가 고객 유치와 이탈의 결정적 변수로 떠올랐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통계에 따르면 10월 이동통신 3사의 전체 번호이동 건수는 60만66건까지 감소했다. 전달 대비 4만명이 넘는 인원이 줄었고, 이는 시장 경쟁의 동력이 약화된 신호로 분석된다. 최근 통신사들은 대형 해킹 사고 이후 대규모 마케팅보다는 기존 가입자 유지에 집중하는 양상이다. 특히 KT는 무단 소액결제 등 2차 피해 확산으로 6523명의 가입자를 순감했으며, LG유플러스도 199명이 순감 전환된 것으로 드러났다. LG유플러스는 8월 계정 관리 시스템(APPM) 침해 의혹이 확산된 데 대응해 한국인터넷진흥원에 정식 신고를 진행했다.

반면 SK텔레콤은 보조금 확대 등 전략으로 4389명 순증을 기록했으나, 직전달 1만3224명 대비 증가폭이 크게 줄었다. 이는 해킹 사고 타격이 오래가는 반면, 회복세 역시 한계에 봉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업자별 10월 번호이동 점유율은 SK텔레콤 18.8%, KT 17.6%, LG유플러스 18.1%, 알뜰폰 45.5%로 집계됐다. 눈여겨볼 대목은 가성비를 내세운 알뜰폰으로의 이동세가 뚜렷해졌다는 점이다. 전월에 대규모 감소세를 보였던 알뜰폰 시장은 6만8000명 이상 신규 유입으로 2333명 순증을 기록했다.
통신업계는 최근 해킹 이후 보안 신뢰도가 가입자 이동에 미치는 영향을 재확인하게 됐다. 통신3사의 마케팅 전쟁이 주춤해지면서, 시장 자체의 번호이동 경쟁도 완화되는 모습이다. 한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요금제 인식 개선을 위한 활동이 있었을 뿐, 특이한 정책 변화 없이도 자연스러운 회복세”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통신 시장에서도 해킹 등 데이터 유출 사고가 가입자 충성도와 경쟁 구도에 미치는 영향이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통신업계에서 보안 역량 강화와 위기관리 전략이 생존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해킹 사태 이후 실제 시장 신뢰 회복 속도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