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국채 수요 급감에 흔들리다”…다우 1.91% 낙폭→장기 금리 공포 어디까지
5월의 뉴욕, 월가의 스카이라인은 어둠을 품은 감도 함께 드리운 채 또 한 번의 요동치는 밤을 맞았다. 미국 동부시간으로 21일, 뉴욕증권거래소는 긴장과 불안의 전조를 읽어내듯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 나스닥종합지수 모두 깊은 푸른 곡선을 그리며 하락 마감했다.
그 중심에는 국채 금리의 그림자가 무겁게 드리웠다. 미국 재무부가 실시한 20년물 국채 입찰은 시장의 기대를 저버리며 위태로운 신호를 보냈다. 160억달러에 달하는 20년물 국채 발행금리는 5.047%로 치솟았고, 이는 지난해 가을 이후 가장 높았다. 금리와 채권가격의 반비례 관계 속에서, 수요는 미미했다—마치 투자 심리의 심장 고동마저 느려진 듯, 실수요는 예상에 미치지 못했다.
불확실성의 원인은 최근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한 여진과 더불어, 감세 법안 논란 및 예산안 불확실성이 중첩된 구조에서 싹텄다. 이 틈에 미국의 장기 국채금리도 5% 선을 재돌파하며 금융시장의 불안수위를 높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일제히 우려를 표했다. 블리크리파이낸셜그룹 최고투자책임자는 “국채 금리의 불안정이 시장의 심장을 얼려버렸다”고 표현했다. 스파르탈캐피털증권의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 역시 “관세와 예산 문제로 금융시장이 더욱 풍랑에 휩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미국 증시에서는 통신서비스를 제외한 거의 모든 업종이 침잠했다. 금융, 의료건강, 부동산 업종은 2%가 넘는 하락세로, 투자심리의 얼어붙음을 드러냈다. '매그니피센트7'이라 일컬어지는 대형 기술주 중에서도 알파벳만이 인공지능 서비스 발표에 힘입어 빛을 발했고, 구글만이 오름세로 예외를 남겼을 뿐이다.
특징주 중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은 HSBC의 투자의견 하향 및 목표주가 조정의 직격탄을 맞아 6% 급락했다. 타깃, 팔로알토, 나이키, 필립스66 등 주요 우량주들도 각기 실적 부진, 목표치 하향, 가격 인상 검토, 경영권 분쟁 등으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아마존 CEO는 “관세 정책 변화 속에서도 소비 위축은 아직 감지되지 않는다”고 담담하게 말했지만, 시장의 불안은 지울 수 없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툴은 7월 미국 연방기금금리의 동결 가능성을 71.2%로 산출하며, 각자의 계산서와 함께 불확실성 저편을 응시했다.
이날 시카고옵션거래소의 변동성 지수(VIX)는 전일 대비 15% 넘게 치솟아 20.87을 기록했다. 국채 수요 약화, 금리 상승이 뉴욕증시에 드리운 그림자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이 변화의 문턱에서 향후 장기 국채 입찰 일정, 미국 정부의 재정정책, 그리고 초조하게 짙어지는 세계 경제의 파장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국제사회 역시 달러 중심의 자본시장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가운데,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 시장도 뉴욕발 불안의 파고를 경계하는 모습이다. 금융시장, 그리고 세계 경제의 지형이 다시 한 번 변화의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