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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전 고객 유심 교체 검토”…김영섭 대표 거취 이사회 주목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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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업계의 최대 현안인 무단 소액결제 사고 대응을 계기로, KT가 전 고객 대상 유심(USIM) 전수 교체와 김영섭 대표의 거취를 동시에 결정하는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 김 대표는 최근 국정감사에서 연임 도전과 관련해 이사회에서 입장을 밝히겠다고 공식 표명한 바 있어, 이사회 의결 결과에 업계와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의가 통신 산업 내 경영 신뢰와 보안 경쟁 구도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KT는 11월 4일 이사회를 열어 차기 대표이사 선임 절차와 함께 최근 연이어 불거진 보안 이슈 대응책의 핵심으로 ‘전 고객 유심 무상 교체’ 실행 방침을 논의한다. 현 정관상 임기 만료 3개월 전 차기 대표 공모와 후보 구성이 의무화돼 있으며, 김 대표는 임기가 2024년 3월 주주총회까지로 남은 상황이다. 지난해 ‘대표이사 연임 우선심사제’가 폐지되면서, 연임 의사가 있다 해도 내부외부 지원자들과 조건이 동일하게 맞춰진다.

유심(USIM, 범용가입자인증모듈)은 모바일 기기의 가입자 인증과 보안 정보를 담당하는 핵심 매체로, 무단 소액결제 사태 재발 방지 차원에서 범국민적 보안 강화 조치가 요구됐다. 현재는 해당 사고 피해자 한정으로 무상 교체가 적용 중이지만, 국정감사 및 정치권 요구가 확산되며 전체 고객 확대 필요성이 커진 상태다. 김영섭 대표도 “전 고객 대상 준비가 마무리 단계”임을 밝힌 바 있다. 타 이통사의 유사 사고 당시 재고 부족으로 교체 지연과 불편이 대란 수준으로 확산된 전례가 있어, KT는 재고 확보 및 대기 시간 최소화 등 사전 대비에 무게를 두고 있다.

 

KT는 추가적인 무단 소액결제·개인정보 유출 피해자에 대해 보상책을 시행 중이다. 5개월간 100GB 상당 무료 데이터, 15만원 상당의 요금 할인 또는 단말 교체 비용 지원 중 선택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처럼 보안 피해 리스크가 높아진 상황에서, 산업계 전반의 통신 가입자 관리 체계와 인증·보안 기술 표준도 재점검되고 있다.

 

이사회 결과에 따라 CEO 거취와 유심 교체 확대라는 두 가지 결단이 통신 시장의 신뢰 회복 및 경쟁력 재정립의 기점이 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에서도 해킹 방지를 위한 인증 모듈 강화 노력이 심화되는 만큼, KT의 이번 결정은 국내 통신시장 표준화와 책임 경영 논의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통신 산업의 고도화에는 기술 혁신 못지않게 소비자 신뢰와 경영 투명성이 중요 변수가 되고 있다”며 “KT의 대응이 실제 시장에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된다”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이번 제도적·경영적 변화가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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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김영섭#유심교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