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달러로 中 견제”…미국, 아르헨티나 통화스와프 지원에 지정학적 파장
현지시각 21일, 미국(USA) 정부가 아르헨티나(Argentina) 밀레이 정부를 상대로 200억달러 상당의 통화스와프를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번 대규모 금융지원은 오는 26일 치러질 아르헨티나 중간선거를 앞두고 발표돼 현 정권에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남미 내 중국(China) 기업의 영향력 확장에 대한 견제 차원에서 진행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결정은 최근 몇 주간 진행된 미국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아르헨티나 루이스 카푸토 경제장관 간 직접 회담에서 구체화됐다. 회담의 중심 의제는 아르헨티나 내 자원, 특히 핵심 광물과 우라늄 분야에서 중국 기업의 시장 진출을 효과적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었다. 소식통들은 “미국은 현지 통신과 인터넷 산업에서 미국계 기업이 중국계를 대체하길 원한다”는 점도 전했다.

실제 아르헨티나 통신업계에서는 최근 텔레콤아르헨티나가 중국은행으로부터 7,400만달러를 대출받았으며, 중국 화웨이가 5G 이동통신망 구축을 주도하는 등 중국 영향력이 이미 상당하다는 평가다. 이뿐만 아니라, 중국은 현지 원자력 발전소 건설과 광산 개발 등 주요 인프라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며 우라늄 공급 확보에 나서고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밀레이 대통령에게 “무역은 허용하되, 군사나 기술 협력 등은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전달했다고 전해졌다. 베선트 재무장관 역시 미국 언론 인터뷰에서 “밀레이 대통령이 중국을 아르헨티나에서 몰아내려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현지에서 중국의 전략적 진출을 확실히 억제하려는 미국의 메시지로 풀이된다.
반면 아르헨티나 밀레이 대통령은 별도 방송 인터뷰를 통해 “중국과의 관계를 단절할 계획은 없다”며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공식적으로 관계 제한 요구를 받은 적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경제위기 극복과 다양한 외국 자본 유치의 필요성 사이에서, 미국과 중국 사이 입장 조율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미국의 이번 통화스와프 결정에 대해 현지 주요 언론들은 “중남미 지정학 구도 전환점”이라 평하며, 중국 역시 기술·금융·인프라 각 분야별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의 직접적인 자금 투입이 증시·환율 등 아르헨티나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도 투자자와 사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주도권 경쟁이 단기간 내 해소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아르헨티나의 자원 확보와 전략산업 주도권을 둘러싼 외교전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조치가 향후 중남미 국제 관계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