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수 압도적 승부”…신진서, 결승 2국 흑 불계승→3국 최종승부 격화

빗방울이 유리에 섞여 흐르던 오후,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는 이례적 긴장감이 감돌았다. 국내 랭킹 1위 신진서는 침착하게 돌을 놓으며 189수의 대장정 끝에 흑 불계승을 일궈냈다. 결승전이라는 무게 위에서 신진서의 손끝이 만든 행마는 관전객의 숨소리마저 잦아들게 했다.

제1회 쏘팔코사놀 세계최고기사결정전 결승 3번기 2국은 11일 오후 성동구 마장로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펼쳐졌다. 신진서 9단과 투샤오위 9단이 마주한 이날 대국은 양측 모두에게 결승 진출과 직결되는 중대한 승부로 관심을 모았다.

1국에서 반집으로 아쉬운 패배를 겪었던 신진서는 2국에서 흑을 잡아 네 귀를 선점하는 대범한 포석으로 빠르게 주도권을 확보했다. 투샤오위는 좌변과 우변의 두터운 세력을 바탕으로 반격을 노렸으나, 신진서는 하변 백돌을 예리하게 절단하고 중앙 진출까지 잇따른 강수를 이어갔다. 중반 이후 신진서가 형세를 확실하게 앞서며 반면은 차츰 신진서 쪽으로 기울었다.

결국 189수 만에 신진서가 흑 불계승을 거두었다. 결승 3번기는 1승 1패의 팽팽한 균형을 이루게 됐고, 신진서는 투샤오위 상대 통산 5승 2패의 기록으로 우위를 재확인했다. 이번 쏘팔코사놀 대회에서는 2패를 딛고 첫 승을 거둬, 마지막 3국을 향한 희망을 지폈다.

무엇보다 신진서는 결승 3번기에서의 새로운 기록에도 도전하게 됐다. 세계기전 결승에 13번 진출해 8번 정상에 올랐지만, 3번기에서는 2-0 완승일 때만 우승을 경험했다. 1승 1패 상황에서 맞는 3국이기에 이번 승부가 그의 기록 경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마지막 3국인 제1회 쏘팔코사놀 세계최고기사결정전 결승전은 12일 오후 1시,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진행된다. 우승 상금은 2억원, 준우승 상금은 1억원이며, 제한 시간 각자 1시간에 추가 30초가 주어지는 피셔 방식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바둑의 집념과 한 판의 인연을 지켜보는 팬들의 기대 또한 깊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