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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티빈 억제로 질환 근본 치료”…한국MSD, 20년만에 새 폐동맥고혈압 신약 → 정밀의료 혁신 신호
IT/바이오

“액티빈 억제로 질환 근본 치료”…한국MSD, 20년만에 새 폐동맥고혈압 신약 → 정밀의료 혁신 신호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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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티빈 신호전달 억제제(ASI) 계열의 신약이 국내 중증 희귀질환 치료 패러다임을 흔들고 있다. 한국MSD가 개발한 폐동맥고혈압 치료제 ‘윈레브에어 키트주(성분명 소타터셉트)’가 지난달 국내 허가를 받으며, 근본적 혈관 구조 개선 및 환자 생존율 향상으로 산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는 이를 ‘폐동맥고혈압 질환 관리의 변곡점’이라 평가한다.

 

한국MSD가 20년 만에 새롭게 선보인 윈레브에어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질환의 가장 근본 원인 중 하나인 ‘액티빈(Activin) 신호경로’를 타깃으로 세계 최초 신호전달 억제제 계열 약물로 분류된다. 폐소동맥이 두꺼워지고 내강이 좁아지는 ‘혈관 재형성’을 직접 억제해, 단순 증상 완화가 아닌 혈관 및 심장 기능을 되돌리는 접근 방식이다. 실제로 글로벌 STELLAR 3상 임상시험에서 위약군 대비 6분 보행거리를 40.8m 증가시켰으며, 임상적 악화 또는 사망 위험이 84% 줄어드는 등 눈에 띄는 성과를 보였다. 6분 보행거리, 심부전 바이오마커(혈중 NT-proBNP), WHO 기능분류 등 8개 임상 지표에서도 위약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이 확인됐다.

특히 윈레브에어의 약동학은 기존 치료제 대비 표적 효과가 두드러진다. 대다수 폐동맥고혈압 환자는 40대 여성 등 사회·가정 내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는 연령대에 집중되며, 증상이 만성 피로와 유사해 늦은 진단으로 인해 5년 내 사망률이 여전히 30%에 달한다. 국내서는 아직 약가 논의 중이나, 비용 부담으로 치료 사각지대에 놓이기도 하다.

 

이번 신약은 유럽과 미국 주요 가이드라인에서 추가 병용 권고를 받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이미 치료지침에 등재됐다. 국내도 대한폐고혈압학회가 진료지침 반영을 적극 논의 중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제2차 허가·평가·협상 병행 시범사업을 통해 우선평가약제로 지정, 신속 도입이 이뤄졌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노바티스, 액타리온 등도 다양한 작용기전 개발에 나서고 있으나, 현재까지 근본적 혈관 재형성을 타깃하는 ASI 계열은 윈레브에어가 유일하다.

 

업계에서는 본격적인 보험 등재 및 환자 접근성이 확대될 경우, 국내 고위험 환자 생존율 개선은 물론 정밀의료 시장 내 약물 혁신 트렌드 또한 가속화될 것으로 본다. 의료 데이터 기반 치료의료의 윤리·비용 논의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ASI 신약의 확산이 기존 치료법의 한계를 보완하며, 희귀난치 산업에 새로운 프런티어를 제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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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msd#윈레브에어#폐동맥고혈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