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2m33 순간의 비상”…해미시 커, 시즌 최고 도약→다이아몬드리그 정점
스포츠

“2m33 순간의 비상”…해미시 커, 시즌 최고 도약→다이아몬드리그 정점

신도현 기자
입력

폴란드 실레지아 스타디움의 저녁 공기마저 숨을 죽였다. 어둠 아래 바를 응시한 해미시 커는 고요한 긴장 속에서 결정적 순간을 준비했다. 두 번의 실패 뒤, 마지막 점프에서 바를 넘고 기록판에 2m33이 새겨지는 순간, 커의 얼굴엔 짙은 안도와 환희가 교차했다. 높이뛰기의 진수가 터진 장면이었다.

 

2024 파리올림픽 챔피언 해미시 커는 2025 세계육상연맹 실레지아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높이뛰기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커는 2m30을 3차 시기 만에 통과한 후, 바를 2m33으로 올려 첫 시도에 가볍게 넘었다. 이번 기록은 커의 올 시즌 개인 최고였다. 2위에는 2m28을 2차 시기에서 돌파한 저본 해리슨이, 3위는 올레 도로슈크가 각각 꼽혔다.

“2m33 첫 시도 성공”…커,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높이뛰기 우승 / 연합뉴스
“2m33 첫 시도 성공”…커,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높이뛰기 우승 / 연합뉴스

경기 후 커는 “앞선 대회에서 내 실력을 보여주지 못해 답답했다. 오늘은 노력의 결실이 비로소 나타난 날”이라며 “도쿄 세계선수권에서 2m36 개인 최고를 세우고 우승하는 것이 올해 최대 목표”라고 각오를 전했다.

 

이번 대회에선 커의 라이벌인 우상혁의 출전이 불발됐다. 우상혁은 하일브론 대회 준비 중 종아리 통증에 시달려 조기 귀국했고, 9월 도쿄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체력 안배를 선택했다. 올 시즌 국제대회에서 7전 전승, 커와 네 차례 대결 모두 우상혁이 승리한 만큼, 팬들은 두 선수의 정상 대결 성사 여부에 집중하고 있다.

 

실레지아 다이아몬드리그에서는 남자 100m에서 키셰인 톰프슨이 9초87의 기록으로 노아 라일스를 제치고 우승했다. 여자 100m에선 멀리사 제퍼슨이 10초66, 여자 100m 허들에서는 마사이 러셀이 12초19로 대회 신기록을 수립했다. 남자 장대높이뛰기에서 아먼드 듀플랜티스가 6m10을 돌파하며 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높이뛰기의 새로운 구도와 두 에이스의 재회 전망이 더욱 짙어진 이번 대회. 팬들은 9월 개막하는 도쿄 세계선수권에서 해미시 커와 우상혁이 다시 한 번 펼칠 극적 승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신도현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해미시커#우상혁#다이아몬드리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