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미사일, 예멘 사나 비밀회동 강타”…후티군 지도부 붕괴 위기→중동 격랑 예고
6월 예멘의 거친 사막 위, 무겁게 가라앉은 새벽의 공기에 귓전마저 스치는 미사일의 굉음이 울려 퍼졌다. 사나 남부의 작은 주택, 희미한 전등 아래 후티군과 정치 수뇌부가 밀착해 회동을 이어가던 그 아침. 인간의 숨결과 야망, 두려움이 겹쳐진 공간 위로 이스라엘의 강렬한 의지가 한순간 날아들었다. 불꽃에 휩싸인 그 자리에는 검게 타버린 채 침묵으로 굳은 시신들이 발견됐고, 운명을 바꿀 정적은 순식간 불꽃에 가려졌다.
이스라엘군이 예멘의 심장, 사나에서 후티군 고위 책임자들이 참석한 비밀 회의를 정조준하며 미사일을 날렸다. 표적이 된 주택엔 최고정치위원회 의장 마흐디 알-마샤트, 합참의장 압둘카림 알-구마리를 비롯한 후티군 핵심 인사들이 모여 있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이들 외에도 총수 압둘-말리크 알-후티, 최고혁명위원장 모하메드 알-후티, 정보부대장 아부 알리 알-하킴 등 정·군 최고위급 지도자들이 현장에서 긴밀히 대책을 논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공습의 배경에는 예멘 북부를 실질적으로 장악한 후티군이 2023년 11월 이래 이스라엘-하마스 간 가자지구 전쟁에 맞서 팔레스타인과의 연대를 선언, 이스라엘 본토를 겨냥한 장거리 미사일 공격을 이어온 흐름이 있다. 특히 최근 이란의 전략 거점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이 거듭되며, 후티는 공개적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강화 의지를 천명해왔다. 그 보복의 예고가 현실이 되기 전, 거꾸로 후티군 지도부의 심장부가 이스라엘의 정밀 타격으로 꿰뚫린 것이다.
사나 남부 피해 현장에서는 비탄과 침묵이 쏟아졌다. 구급차의 사이렌에 엇갈리는 울음소리, 후티군 보안대는 쇠락한 담장 너머로 그 누구의 접근도 단호히 막았다. 주변 주민들은 화마에 뒤덮인 시신들과 잿더미 위에 남겨진 깊은 흔적들을 증언하며 이번 타격으로 1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고 말했다. 희생자 중 대부분이 후티 정·군 최고위 인물들이라는 점에서, 이번 공격은 후티의 전략적 핵심과 리더십에 정면으로 금을 그을 것이다.
이스라엘군의 이번 작전은 예멘 내전 한가운데 놓인 ‘후티-이스라엘-이란’의 줄다리기 속 새로운 불씨가 되고 있다. 후티가 이스라엘과 서방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인 응답으로 받아들여지는 한편, 이란과 후티, 그리고 중동 내 반이스라엘 세력 결속에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직 후티 측은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미루고 있으나, 중동 전체에 긴장의 전운이 치밀고 있음은 명백하다.
국제사회 곳곳에서는 잇따른 우려의 목소리가 번져가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사태의 확산을 경계하며 자국민 대피령과 지역 정세의 흐름을 주시한다. 아랍 연맹은 자제와 중재를 촉구했지만, 분노에 찬 예멘 민중과 무장세력의 반응은 복잡하게 얽힌 중동권 위기감의 또 다른 단면을 비추고 있다. 예멘 내전과 이스라엘-하마스 전면전, 그리고 이란-이스라엘 간 그림자가 겹치는 가운데, 후티 내부 권력 지형의 변화와 후속 보복 시도가 중동의 평형추를 다시 흔들 수 있다는 경계가 흐르기 시작했다.
이스라엘과 후티, 중동의 질곡 위에서 오늘도 불확실한 미래와 새로운 변수들이 어른거린다. 향후 국제사회의 중재와 지역 강국들의 책임 있는 대응이 가시화될지, 혹은 전운만이 다시 짙어질지, 한 여름밤 사나의 불꽃이 전한 메아리는 온 중동에 스산한 긴장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