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금 9만9천파운드 사라진 눈물”…타르베트, 윔블던 돌풍→NCAA 벽에 막힌 대학생
경기장 곳곳에 퍼지는 응원에도 올리버 타르베트의 시선은 한층 더 깊어졌다. 자신의 한계를 넘어 세계 2위와 마주한 윔블던 코트, 젊은 대학생 선수는 무모함과 꿈 사이 어딘가에 서 있었다. 상금이라는 현실적 보상은 멀어졌지만, 코트 위에서의 묵직한 존재감만큼은 보는 이들에게 오랫동안 각인됐다.
2024년 윔블던 테니스 남자 단식 2회전에서 타르베트는 세계랭킹 2위 카를로스 알카라스와 맞섰다. 결과는 0-3(1-6 4-6 4-6) 패배였다. 객관적 전력 차에도 그는 경기 내내 적극적인 플레이와 담대한 움직임으로 홈 팬들의 뜨거운 응원을 이끌어냈다. 이번 윔블던 무대는 타르베트가 ATP 투어나 챌린저급 경험 없이 개최국 와일드카드로 예선을 통과해 진출한 첫 메이저 탐방이었다.

특히 1회전에서 스위스의 라이디를 꺾은 뒤 2회전까지 오르는 기적을 썼다. 이로써 2003년생 대학생 선수는 무려 9만9천파운드(약 1억8천만원)에 달하는 상금을 확보하게 됐다. 그가 과거 하위급 대회에서 거머쥐던 금액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NCAA의 상금 제한 규정이 현실의 벽이 됐다. 미국 샌디에이고 대학 재학 중인 타르베트는 NCAA 규정상 프로 대회에서 1만달러가 넘는 상금을 받을 수 없다. 이에 따라 실제로 손에 쥘 수 있는 금액은 전체의 10% 이하로 예상된다. 그는 “상금에서 비용을 뺀 액수가 1만달러 미만이어야 한다”며 “아마도 이번 대회를 위해 6만~7만파운드의 비용이 든 셈”이라고 전했다. 인터뷰에서 타르베트는 “비즈니스석 비행기를 타야 할지도 모른다”는 농담으로 씁쓸함을 감추기도 했다.
타르베트의 상금 수령 제한 소식은 영국 테니스 팬들과 언론의 깊은 공감과 아쉬움을 동시에 자아냈다. NCAA 규정 아래에서도 치열하게 싸운 그의 이야기는, 대학 스포츠와 프로 스포츠 경계에 선 선수들이 겪는 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실제 최종 수령 상금 규모에도 많은 이들이 궁금증을 이어가고 있다.
타르베트는 짧지만 강렬했던 윔블던 도전을 뒤로하고, 당분간 미국 대학 스포츠 무대에서 자신의 길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번 대회에서의 인상적인 활약이 그에게 어떤 성장의 계기가 될지, 테니스 팬들은 조용한 기대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