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경기 100탈삼진”…한화 폰세, 12경기 만에 대기록→KBO 타이기록
마운드에 오른 폰세의 표정에는 순간의 집중과 결연함이 교차했다. 긴장감으로 가라앉은 잠실야구장, 스트라이크존을 예리하게 가르는 공에 관중들은 숨을 죽였다. 그의 손끝에서 쏟아진 100번째 탈삼진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었다. 12경기 만에 이룬 기록 뒤에는 치열한 노력과, 한화 이글스의 새로운 희망이 반짝이고 있었다.
2025년 5월 28일, 한화 이글스의 외국인 에이스 폰세가 또 하나의 진기록을 써냈다.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회까지 삼진 5개를 추가하며 시즌 누적 100탈삼진을 달성했다. 이로써 폰세는 KBO리그 역대 최소 경기 100탈삼진 타이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류현진이 2012년 세운 대기록과 나란히 선 폰세의 발걸음은, 12년 만에 다시 열리는 역사적 반열로 이어졌다. 국내외 팬들의 시선은 그가 새롭게 써 내려가는 기록 서사에 고스란히 쏠렸다. 이미 올 시즌 시즌 8승, 평균 자책점 1.63, 탈삼진 부문 1위라는 실질적인 지표에서 KBO 최고의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폰세의 탈삼진 기록은 지난해부터 예고된 듯했다. 팬들이 놀라움을 연발했던 지난 17일 SSG 랜더스전에서는 무려 한 경기 18탈삼진을 뽑아내며, KBO 역대 한 경기 최다 탈삼진 타이기록을 수립했다. 이는 1991년 해태 선동열의 18탈삼진 대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성적이다. 9이닝 기준으로 보면 2010년 류현진이 LG를 상대로 기록한 17탈삼진이 최다였는데, 폰세는 이 기록마저 능가했다.
경기 후 폰세는 “최소 경기 삼진 기록을 세우게 돼 영광이다”라며, “팀 동료와 코칭스태프, 팬들의 응원 덕분에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구단 안팎의 기대, 팬들의 열렬한 환호가 그의 입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졌다.
SNS에는 “폰세를 보는 재미로 하루가 짧다”, “류현진 이후 새로운 레전드를 발견했다”는 팬들의 응원이 이어졌다. 기록 경쟁과 더불어 한화의 시즌 순위 경쟁 열기도 한층 더 올라갔다. 주말까지 이어질 LG, 키움전의 원정 2연전에서 폰세와 한화의 긴장감 넘치는 도전도 계속될 전망이다.
묵직하게 흐르는 여름 밤의 공기, 그리고 한화 팬들의 목소리는 경기장을 넘어 그날의 역사를 간직했다. 야구의 시간은 속도를 늦추지 않는다. 이 기록의 의미와 남은 이야기는 이날 밤 야구팬들의 가슴에 오랫동안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