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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리 삼척의 촛대바위 붓끝에 담다”…여름 아침 침묵의 색채→곧 터질 예술의 격정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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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여름 아침, 김규리의 먹과 금빛 한글이 삼척의 촛대바위 위에 정적을 누빈다. 삶의 균형과 내면의 결을 섬세하게 포착한 이 작품은 새벽의 투명한 기운을 머금고, 보는 이의 마음에 차분한 파문을 전한다. 김규리는 정제된 선과 글귀로 바람을 닮은 바위의 형태를 수직적으로 그려냈으며, 산의 원경과 바위의 거친 표면을 농담 가득한 붓 터치와 금빛 텍스트로 더욱 깊고 단단하게 표현했다.
특히 붓끝에 담긴 먹의 농담, 불경의 구절이 담담히 얹힌 금빛 한글은 한 점의 그림을 넘어 내면세계를 관통하는 질문을 던진다. 땅과 하늘이 맞닿는 듯한 경계, 단단하면서도 유연한 바위의 실루엣은 사유의 결로 번져, 조용히 흐르는 자연의 숨결과 작가의 성찰이 맞닿은 순간을 새긴다.

김규리는 “어제 작업을 마친 삼척의 촛대바위. 이렇게 보니 몇 군데 더 수정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소박한 소감을 남겼다. 완성된 풍경 너머에는, 결코 쉽게 다다를 수 없는 조용한 힘과 긴장이 묵직하게 머물렀다. 한 편의 함축된 시같은 이번 작품은 배우 김규리가 예술가로서 바라보는 세상의 솔직하고 서늘한 시선을 담아내, 단순한 풍경화가 아닌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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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리#삼척촛대바위#예술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