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어보살 동성애자 파일럿 눈물…서장훈, 부모 넘은 용기→한국 뿌리와 재회 감동”
파란만장했던 성장의 길 위에서 동성애자 파일럿은 자신만의 목소리로 상처와 희망, 치유의 여정을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을 통해 고백했다. 자신의 존재가 외면당했던 한국에서 경험한 고등학교 시절의 폭력과 소외, 그 시절 용기 내린 이민의 선택까지―시작은 외로웠고 매섭게 아팠지만, 그 시간은 파일럿 인생에 단단한 흔적을 남겼다.
캐나다와 미국에서 새로운 삶을 꾸리던 그는 한때 한국에 대한 모든 기억을 지웠다고 했다. “한국 사람도 안 만났다”며 자신에게 깊이 깃든 상처의 그림자를 꺼냈다. 그러나 외국에서의 삶도 녹록지는 않았다. 커밍아웃 이후 캐나다 교회에서 쫓겨나야 했던 날들, 그리고 지난 시간 동안 가족에게 털어놓지 못한 정체성의 무게. 그 고백의 순간, 세상 어디에도 기댈 수 없었던 불안이 방황처럼 비쳐졌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며 그는 가족에게 커밍아웃을 전했다. 서울 퀴어 퍼레이드 현장에서 부모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날, 조금씩 얼었던 가족과의 관계가 녹아들기 시작했다. 한때 잊으려 애썼던 한국 땅에서, 진짜 자신으로 다시 서는 용기는 가족의 품과 응원의 말 속에서 더 큰 의미로 번졌다.
돌연 유튜브에서 접한 K-팝 영상이 그에게 한국이라는 뿌리를 되찾는 계기가 됐다. 음악과 영상 사이에서 성실히 흩어졌던 기억은 다시 새롭게 이어졌고, 그는 “오랜만에 한국에 대한 감정을 떠올렸다”고 했다. 그렇게 뿌리와 마주한 순간, 파일럿은 마치 오래 잊었던 자아와도 재회했다.
최근 온라인상 자신의 사진이 로맨스 스캠에 도용됐다는 사실도 알리며 “내가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밝혔다. 시청자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자신의 삶을 자신의 목소리로 지켜내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서장훈은 “부모라는 가장 큰 벽을 넘었다”며 따뜻한 응원과 함께 용기에 박수를 보냈고, 이수근은 “네가 행복해야 부모도 행복하다”고 건넸다. 개인의 아픔이 치유로 바뀌는 순간, 스튜디오는 고요한 울림에 잠겼다.
삶의 상처와 화해, 용기의 어울림이 깊었던 ‘무엇이든 물어보살’ 327회는 시청자에게도 따스하고도 진한 여운을 남겼다. 이 에피소드는 8월 4일 방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