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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1 벙커 라돈에 방치된 장병들”…유용원, 군 건강권 위기 지적→국방부 ‘폐지 불가’ 고수
정치

“B-1 벙커 라돈에 방치된 장병들”…유용원, 군 건강권 위기 지적→국방부 ‘폐지 불가’ 고수

장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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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음지라 할 수도방위사령부 B-1 벙커에서 1급 발암물질 라돈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졌다.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이 17일 직접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B-1 벙커 내부 라돈 농도가 수년간 국내 기준치를 웃돌았고, 2024년에도 최고 706베크렐을 기록하며 장병 건강권에 대한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군 전략사령부 참모부 일부는 무방비 상태로 상주 근무했으며, 예비된 대책과 정보 공유조차 이뤄지지 않은 사실 앞에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연도별로 측정된 라돈 평균치는 줄곧 기준치(148베크렐)를 상회했다. 특히 2020년 711베크렐, 2022년 465베크렐, 올해 706베크렐 등 일부 지역에서 극단적으로 높은 수치가 나왔다. 암반과 지하수에서 끊임없이 유입되는 라돈에 더해 내부 구조적인 문제까지 겹치면서, 장병들은 환기조차 어려운 암흑 속에서 근무해온 셈이다. 국방부가 지난 10년간 100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했으나, 유의미한 수치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유 의원의 주장이다.

B-1 벙커 라돈에 방치된 장병들
B-1 벙커 라돈에 방치된 장병들

유용원 의원은 “B-1 벙커는 대통령 지휘와 한미 연합연습의 국가 전략 귀결점인데, 국방부는 주한미군 측에조차 라돈 수치 문제를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며 “군 통수체계 안위뿐만 아니라 한미동맹 신뢰 기반에도 균열을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창설된 전략사령부 참모부 40명 가량이 라돈 고농도 환경 속에서 3개월 이상 상주한 점, 공조기조차 30%만 가동된 채 운영돼왔다고 지적했다. “오는 8월 후반기 한미연합연습에 1천명 넘는 장병들이 투입되니, 감축 대책을 즉각적으로 발표하라”는 목소리였다. 그는 “구조적 원인으로 문제 해결이 어렵다면 제2 지휘시설 등 대체 플랜 마련도 동시에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방부의 입장은 신속하면서도 신중하다. “B-1 벙커 내 라돈 초과 구역은 일부에 한정돼 있고, 전략적 임무 특성상 즉각 폐기는 어렵다"면서, 근무 인원 조정과 전시 임무 인력 안전대책을 준비 중이라 밝혔다. 아울러 암반 차폐와 코팅 등 시범사업 결과에 따라 저감 사업의 확대 적용 가능성, 예산 집행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 전했다.

 

장병 생명과 직결된 실내 라돈 위험 논란은 한미연합연습 등 군 작전의 안정성 차원에서 파장이 여전히 크다. 정부와 국방부는 실질적 대책과 대체시설 도입 필요성까지 아우르며, 국회 국방위원회 중심의 후속 논의와 추가 대책 검토에 들어갈 전망이다.

장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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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원의원#b-1벙커#국방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