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바이오

“AI 더해진 화면해설”…넷플릭스, 배리어프리 정책 확장

신유리 기자
입력

AI 기반 자막 기술과 화면해설이 글로벌 미디어 산업의 접근성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1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배리어프리 미디어 데이’를 개최하며, 장애인·비장애인 구분 없이 동등한 콘텐츠 이용 환경 확대를 공식화했다. 이동우·김경식 등 시각장애인 내레이터가 참여한 ‘흑백요리사2’를 비롯해, 각종 한국 오리지널 작품에 대해 시점 동시성과 즉각 소통을 보장하는 화면해설과 청각장애인용 자막 제공이 그 핵심이다. 업계는 이 같은 동시 배포 및 다국어 내레이션이 미디어 접근성 경쟁의 분기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넷플릭스의 배리어프리 기능은 전세계 68개 파트너사와 협업, 최대 17개 언어의 화면해설을 구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오징어게임’은 19개 언어에 화면해설이 적용됐고, 80% 이상의 글로벌 콘텐츠가 청각장애인 자막을 지원한다. 한국 오리지널은 특히 100% 청각장애인용 자막이 의무화돼, 올해 1~8월 기준 자막 작업량이 2만9568시간에 달한다. 기술 측면에서는 AI 보조도구를 업무 일부에 활용하지만, 최종 내레이션 및 자막 완성은 전문 검수와 문화적 맥락 반영을 강조해 완전 자동화는 지양하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는 기존 자막 방식의 한계를 뛰어넘는 개선에 주목한다. 예컨대 효과음을 ‘쿵 소리가 울린다’에서 ‘쿵!’ 등 의성어로, 배경음 표기도 ‘긴장감을 주는 째깍째깍’처럼 맥락 정보를 담아 직관적으로 변환한다. 이러한 변화는 시각·청각장애인의 실감 경험을 높이는 동시에, 비장애인도 더욱 몰입할 수 있는 화면해설·자막 표준을 제시한다는 평가다.

 

시장 활용 맥락에서도 주목받는다. 단짝 개그맨 이동우와 김경식이 듀오 내레이션을 맡은 ‘흑백요리사2’ 사례처럼, 특정 톤과 감정을 실시간 구현해 장애인 이용자의 소통 장벽을 무너뜨리고 있다. 넷플릭스는 향후 예능 및 다큐멘터리 장르의 화면해설을 대폭 확장, 다양한 장르에 맞는 배리어프리 내레이션 방식을 고도화한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OTT 시장에서는 이미 애플TV, 디즈니플러스 등도 배리어프리 기술 경쟁에 돌입한 상황이다. 반면 넷플릭스는 화면해설과 자막의 언어·작업 범위, 협업사 수, 지역별 접근성에서 선제적 리더십을 굳히는 모습이다. 국내에서는 2016년부터 청각장애인용 자막이 생산됐고, 올해부터는 시청자 피드백과 전문가 모니터링, 수어 통역사 협력을 접목한 사례집도 논의된다.

 

정책·규제 측면에서 한국 및 미국, 유럽 모두 미디어 접근성 관련 법·표준 수립이 가속화되고 있다. 현재로선 완전 자동화보다는 전문 인력 검수와 AI 보조의 하이브리드 방식이 주류이며, 사용자 설문 및 품질 피드백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제작·관리 체계 강화가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콘텐츠 동시성 보장과 자막·화면해설 표준 개선이 글로벌 OTT 시장에서의 장애인 접근성 수준을 좌우할 것”으로 분석한다. “기술의 진화와 사용자 중심 철학이 결합된 배리어프리 전략이 미디어 산업의 구조 전환을 촉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산업계는 이번 배리어프리 혁신이 실제 시장 표준으로 안착할지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신유리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넷플릭스#배리어프리#이동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