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 법무부 150억달러 비트코인 압수”…디지털 자산시장, 규제 리스크 속 반등 주목

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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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10월 15일, 미국법무부(Department of Justice, DOJ)가 127,271BTC(한화 약 150억 달러 상당)를 피싱 및 로맨스 투자사기 네트워크에서 대규모 압수·몰수했다. 이 조치는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에 단기 충격을 가했지만, 비트코인(BTC) 등 주요 암호화폐는 혼조 속 반등세로 돌아서며 투자자 심리를 반영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미·중 무역전쟁 재점화, 전통 금융권의 디지털 자산 제도화 논의 등 복합적인 국제 이슈와 맞물려 업계 및 투자자들의 각기 다른 해석을 낳고 있다.

 

현지시간 기준 15일 오전, 크립토데일리 등 외신은 비트코인이 한때 11만 달러 선이 무너졌지만 이내 11만3천 달러 선을 회복했다고 보도했다. 이더리움(ETH)도 3% 넘게 반등하며 4천 달러를 돌파했고, 솔라나(Solana)와 도지코인, 카르다노 에이다 등 주요 알트코인 역시 동반 상승했다. 미국법무부는 ‘피그버처링’ 투자사기 범죄 네트워크로부터 암호화폐를 압수하는 동시에 재무부는 해당 조직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반면, 미국(USA)과 중국(China) 간 통상 갈등이 재점화되며 다우지수가 500포인트 이상 빠지는 등 미국 주식시장엔 위험회피 심리가 팽배했다. 이 가운데 암호화폐 시장은 낙폭을 일부 만회한 혼조세를 보였다.

미 법무부 150억달러 비트코인 몰수…리스크 속 반등 전망
미 법무부 150억달러 비트코인 몰수…리스크 속 반등 전망

이 같은 배경에는 최근 미·중 무역전쟁 확산,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와 이에 대한 미국의 100% 관세 및 소프트웨어 수출통제 예고가 자리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제재 예고 직후 비트코인 급락, 대규모 파생시장 청산 사태가 벌어졌으며, 전통 자산시장에서 위험회피 심리가 한층 높아졌다. 동시에 래리 핑크(Larry Fink) 블랙록 최고경영자(CEO)가 “자산의 토큰화가 앞으로 수십년의 혁신 기회”라고 평가했고, ETF 등 전통금융 상품의 디지털화가 제도권 자금 유입을 촉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핑크 CEO는 부동산과 주식, 채권의 토큰화가 이제 초기 단계라면서 점진적인 온체인 확산을 시사했다.

 

파생시장에선 청산되지 않은 계약 잔고(OI)가 약 2% 감소해 단기 변동성 축소에는 기여하고 있지만, 레버리지 축소로 인한 추세 동력은 약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현물과 선물 거래대금은 24시간 기준 대폭 증가하는 등 기술적 반등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다. 이더리움의 경우 연말 1만 달러 목표설이 다시 제기됐으나, 직전 급락에 대한 경계심이 남아 단기 트레이딩과 중장기 서사 간 괴리가 보인다는 지적이 있다. 솔라나의 파생시장 펀딩 비용이 0%대로 떨어진 점은 레버리지가 약해진 신호로 해석된다. 최근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이더리움, 솔라나 대량 예치 정황 역시 일부에선 큰 매도물량 출회 가능성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시장 전망을 둘러싼 입장도 팽팽하다. 래리 핑크 등은 ‘토큰화’를 통한 기관투자자 유입과 크립토의 대체자산 역할에 낙관적 시각을 보인다. 니콜라스 줄리아(Nicolas Julia)는 솔라나 채택을 기술 업그레이드라고 평가했다. 반면, 무역갈등 고조, 고평가 우려, 파생 레버리지 급감 등은 단기 반등의 내구성에 의문을 던진다. 트레이딩 전문가 피터 브랜트는 시장이 고점 돌파와 중장기 조정 시나리오 사이에서 팽팽하게 맞서 있다고 분석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미국법무부의 대규모 몰수가 범죄수익 환수라는 긍정적 신호와 동시에 단기 매도 압력(오버행)이라는 상반된 해석이 나온다.

 

향후 전망에 대해선 단기적으로 무역정책 헤드라인과 거시지표의 변동성이 시장에 지대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은 11만 달러대 지지, 이더리움은 4천 달러 상단 돌파, 솔라나는 온체인 활동 회복 여부가 주목된다. 중기적으로는 토큰화·ETF 디지털화 논의가 기관자금 유입 통로를 넓힐 것으로 보이나, 대량 예치물량 등 수급 변수에 따른 관망세도 예상된다. 장기적으로는 미·중 갈등 완화, 규제 환경 일관성, 인프라 확충이 크립토 프리미엄과 할인을 결정짓는 요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레버리지 및 시장심리에 대한 경계가 필수”라며, 검증되지 않은 낙관론에 휩쓸리면 손실 규모가 커질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이번 미 법무부의 대규모 비트코인 압수 및 규제 강화 움직임이 향후 글로벌 디지털 자산시장의 제도화와 위험평가 방향성을 어떻게 재정립할지 주목된다.

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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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법무부#비트코인#토큰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