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호 홈런 폭발”…롤리, 본즈 전반기 기록 도전→시애틀 대승 견인
시작은 평범했다. 그러나 칼 롤리가 배트에 정확히 힘을 싣는 순간, 리글리 필드의 공기는 순식간에 무거워졌다. 관중석에서 쏟아진 함성은 그가 만들어낸 대기록의 예감에 가까웠다.
2025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시애틀 매리너스 포수 칼 롤리는 23일 미국 시카고 리글리 필드에서 시즌 31호 홈런을 기록했다.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그는 3타수 2안타 2볼넷 2타점 3득점을 올리며 시애틀의 14-6 대승을 이끌었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롤리의 방망이는 존재감을 드러냈다. 1회초 1사 1루에서 컵스 선발 콜린 리아의 초구를 정확히 받아쳐, 중월 투런 홈런으로 연결했다. 이 한 방은 최근 3경기 연속 홈런, 5경기 5홈런이라는 상승세의 서막이기도 했다.
롤리는 75경기 만에 시즌 31홈런을 달성, 홈런 부문 1위를 견고하게 지켰다. 뉴욕 양키스의 에런 저지(27개), LA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26개) 등 쟁쟁한 타자들과의 격차도 두드러졌다. 홈런왕을 향한 롤리의 질주는 이제 새로운 기록 경신이라는 또 다른 여정을 예고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 역시 롤리의 활약에 주목했다. 매체는 2001년 배리 본즈가 올스타 휴식기 이전 전반기 최다 홈런인 39개를 기록했던 사실을 언급하며, 롤리가 남은 20경기에서 9개만 더 추가한다면 새 역사를 쓰게 된다고 분석했다.
현재 롤리는 한 경기 평균 0.413개의 홈런을 기록, 산술적으로도 신기록 달성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좌타석에서 21개, 우타석에서 10개의 홈런을 쌓아올린 스위치히터로서의 존재감도 뚜렷하다.
포수로서는 이미 전반기 최다 홈런 기록을 갈아치웠다. 과거 1970년 신시내티 레즈의 조니 벤치가 세웠던 28개의 벽이 이번 경기로 무너졌다. MLB 관계자 역시 “체력과 파워를 겸비한 롤리의 홈런 행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팬들의 궁금증이 커진다”고 분석했다.
경기 후 시애틀 스콧 서버이스 감독은 “롤리는 팀에 엄청난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그가 타석에 서면 어떤 상황도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확신이 든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팬들은 SNS를 통해 “진짜 홈런왕을 목도하는 순간이다”라는 반응으로 응답했다.
만일 롤리가 이 속도를 시즌 끝까지 이어간다면 66홈런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 역대 단일 시즌 최다 홈런은 2001년 본즈의 73개이지만, 약물 논란으로 ‘진짜 홈런왕’의 의미는 흐려졌다. 이후엔 에런 저지가 2022년 기록한 62개가 최고치로 남아 있다.
이날 대승으로 시애틀 매리너스는 지구 선두 경쟁에서 탄력을 받았다. 남은 전반기 20경기 동안 롤리의 기록 행진과 함께 팀의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롯데의 힘으로 생긴 금빛 궤적, 그리고 비상. 기록은 숫자 이상의 감동으로 돌아온다. 칼 롤리가 만들어갈 새 역사의 서막은 시애틀의 홈런 레이스와 함께 계속된다. 경기는 6월 23일 오전 시카고 리글리 필드에서 펼쳐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