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

“생로병사의 비밀, 저작력으로 뇌가 깨어난다”…어르신들 삶의 기적→노년 생존공식 재정의

임태훈 기자
입력

환히 웃으며 식탁에 마주 앉은 고령의 부부 곁으로, 삶의 오랜 이야기가 소리 없이 타오르고 있었다. KBS1 ‘생로병사의 비밀’은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오늘, 건강하게 오래 사는 비밀을 치아에 담아냈다. 씹는 힘, 즉 저작력이 뇌 건강과 일상의 기적을 불러들이는 순간들이 차근차근 펼쳐지며, 삶과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생존공식이 화면 위로 그려졌다.

 

일본 도호쿠대학교 야마구치 사토시 교수의 연구는 치아의 수와 질, 치주염 상태, 그리고 해마의 건강이 촘촘히 연결돼 있음을 조명했다. 치아가 많아도 관리가 소홀하면 해마가 더 빨리 약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어르신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운다. 또한, 치아 수 자체보다 꾸준한 구강 관리와 건강한 식습관의 질이 중요하다는 메시지가 치열하게 전해졌다. 

씹는 힘이 삶을 지킨다…‘생로병사의 비밀’ 저작력, 뇌 건강 해법→초고령사회 생존공식 / KBS
씹는 힘이 삶을 지킨다…‘생로병사의 비밀’ 저작력, 뇌 건강 해법→초고령사회 생존공식 / KBS

방송은 영국 엑시터대학교의 최신 연구와 연결해, 구강 미생물 군이 인지력에 미치는 영향, 채소 식단과 질산염 등 세밀한 조건이 기억력과 뇌 기능까지 변화시키는 원리를 보여줬다. 어르신들의 평범한 일상을 조명하며, 식탁 위의 작은 변화와 잇몸 관리의 가치가 삶 전체의 무게를 바꾸는 장면들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고야마 후지 씨와 미오 타케시 씨가 보여준 자연치아 20개 이상 유지, 그리고 일상에서 틈틈이 채우는 구강 관리와 텃밭 산책의 풍경에는 젊음의 생기와 건강한 자존감이 스며 있었다. 두려움 없이 딱딱한 음식을 씹는 자신감, 오랜 자기 돌봄에서 비롯된 변화는 가족과 사회 모두에게 잔잔한 울림을 남겼다.

 

치아가 모두 사라져도 무너진 마음까지는 아니었다. 85세 장덕현 씨, 90세 김순희 씨는 적극적인 보철치료와 구강 위생으로 따뜻한 일상을 다시 맞이했으며, 식단의 다양성과 인지 기능의 관계 역시 임상 평가로 강조됐다. 교합력과 구강 운동, 세심한 자기 관리는 노년의 삶 자체를 새롭게 정의했다.

 

정상압 수두증으로 손과 입이 무거웠던 이숙재 씨. 수술 후 다시 찾은 걷는 힘, 씹는 힘, 그리고 가족의 웃음까지 카메라는 그 벅찬 회복의 과정을 한 장 한 장 놓치지 않았다. 이는 뇌 건강과 저작력, 그리고 살아 있다는 감각의 깊은 연결을 극적으로 담아냈다.

 

그 비결은 결국 식습관에도 있었다. 영국의 마틴 펜 씨, 경기도 고양시 임형섭 씨는 채소 위주의 식탁과 일상의 검소함을 무기로 긴 시간 청춘을 이어가고 있었다. 엑시터대학교 조애나 라루 박사는 채소 속 질산염이 구강 세균, 뇌 건강에 미치는 기적 같은 원리를 밝혀내어, 자기 건강을 스스로 완성하는 법을 강조했다.

 

일본 지방정부와 요양시설이 체계적으로 제공하는 치과 서비스, 사회적 시스템의 변화는 한국 사회에도 깊은 상상력을 불러일으켰다. 치석제거술과 맞춤형 식습관, 작은 움직임들이 모여, 노년의 삶을 묵묵히 떠받치는 든든한 힘이 된다.

 

의사와 전문가, 전 세계 어르신들이 살아낸 분투와 자기 건강의 증거들이 한 곳에 모였다. ‘생로병사의 비밀’은 6월 25일 밤 10시, 초고령사회 특집 3부작 마지막 편 ‘저작력, 뇌 노화 예방의 첨병’에서 구강 건강이 곧 삶 전체의 엔진임을 깊고 진하게 전했다.

임태훈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