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판도 흔든 베트남”…배틀그라운드 국가대항전 첫 정상
글로벌 e스포츠 생태계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크래프톤이 개최한 ‘펍지: 배틀그라운드’ 대표 국가대항전 ‘펍지 네이션스 컵(PNC) 2025’에서 베트남 대표팀이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는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23일부터 27일까지 나흘간 치러졌으며, 전 세계 24개 지역의 대표 선수들이 참가하면서 경쟁 구도의 지형이 급변했다. 업계는 베트남의 정상 등극을 아시아와 글로벌 e스포츠 시장 판도 변화의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베트남 대표팀은 치킨 2회 획득, 누적 216점의 압도적 성적으로 정상을 밟았다. 특히 ‘히마스’(라 프엉 띠엔 닷) 선수는 3일간 44킬, 7935 누적 데미지로 PNC 2025 MVP에 선정돼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한편, 2023·2024년 연속 우승에 도전한 대한민국 대표팀은 최종 8위에 그쳐 3연패 달성은 불발됐다.

기술적으로도 PNC 2025는 e스포츠 운영 및 팬 참여 생태계 확장에 주목할 만한 흐름을 보여줬다. 대회 총상금은 기본 50만 달러에서 경기 중 기념 아이템 판매 수익의 25%가 추가 반영돼, 28일 기준 95만 달러를 돌파했다. 베트남 팀의 상금 또한 28만 달러를 넘어섰다. 크래프톤은 실시간 상금 배분 시스템과 디지털 아이템 등 첨단 IT 기술과 게임 내 경제 생태계를 연동, 글로벌 팬덤의 직관적 참여를 유도했다.
e스포츠 시청 환경 역시 크게 진화하고 있다. 이번 대회는 최대 동시 시청자 수 80만명(중국 지역 제외)을 기록, 지난해 51만명을 넘어섰다. 참가팀 수 역시 역대 최대로 확장돼, 전통적인 강국 중심의 판도에서 신흥 지역까지 저변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는 크래프톤의 게임·플랫폼 전략과 맞물려 글로벌 시장에서 배틀로얄 지형 재편 가능성도 높아지는 대목이다.
글로벌 e스포츠 시장에서는 각국의 팬덤, 운영 노하우, 게임 내 경제 시스템 등의 격차가 실시간으로 경쟁력을 좌우하고 있다. 북미·유럽과 달리 아시아, 특히 베트남 등 신흥 시장의 약진은 게임 산업 전반의 변화와 투자 지형까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글로벌 상금 규모와 시청자 참여도는 e스포츠가 단순 흥행을 넘어 새로운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진화하는 신호”라며 “기술, 팬덤, 시장 환경의 융합이 한국 등 전통 강국의 경쟁 전략에도 변화 압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산업계는 이번 대회가 글로벌 e스포츠 시장의 성장 모멘텀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