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협력으로 신약개발 속도전”…동아에스티·서울대, 혁신 플랫폼 구축 나섰다

인공지능(AI)이 제약 산업의 모든 흐름을 바꾸고 있다. 동아에스티가 서울대 첨단융합학부와 함께 AI 기반 신약개발 전 과정의 공동 연구 및 산학 인재 육성에 나섰다. 동아에스티가 보유한 임상데이터와 신약개발 전문성에, 서울대의 범용 인공지능 기술력이 더해져 가속화되는 ‘개방형 혁신’ 모델로 평가받는다. 업계는 이번 협력에 대해 국내 AI 제약 경쟁 구도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서울 동대문구 본사에서 서울대 첨단융합학부와 AI 기반 신약 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양측의 강점을 결집한 공동 연구 생태계를 만들어 신약후보물질 탐색, 약물특성 예측, 임상전략 고도화 등 신약개발 단계별 AI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협력의 일환으로 연구데이터의 디지털 전환, 석·박사 인턴십 시행 등 인재 양성과 중장기 산학협력도 확대한다.

핵심 원리는 대규모 임상·바이오 데이터를 AI 모델로 학습시켜 기존 실험 방식보다 후보물질 선별과 독성 예측, 효능 검증의 정확도와 속도를 크게 높이는 데 있다. 서울대 첨단융합학부는 다양한 응용 산업에 도입될 수 있는 범용 AI 알고리즘 개발에서 두각을 나타내왔다는 평가다. 이를 동아에스티의 실제 신약 파이프라인 데이터와 결합하면 새로운 약물 발견 확률이 기존 대비 높아질 수 있다.

신약 개발 초기 비용과 기간 단축 효과 또한 뚜렷하다. 기존 ‘실험 위주’ 탐색 방식이 몇 년씩 소요됐다면, AI 플랫폼 도입 시 분자 디자인과 후보물질 예측 과정 전체가 획기적으로 빨라질 수 있다. 특히 표적 암, 희귀질환, 만성질환 맞춤 신약 개발로 이어지는 실질적 활용이 기대된다.

국내외 AI 신약개발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딥마인드, 인실리코 메디슨 등 테크기업이 AI 단백질 접힘 예측, 신약 후보 도출 부문에서 선두권을 다투고 있다. 한국은 연구데이터 확보, 인재 양성, 실제 임상전환 속도면에서 변곡점에 왔다는 평가다.

정부도 신약개발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 활용 가이드라인 등 제도 지원을 강화하는 중이다. 업계에선 플랫폼 구현을 위한 데이터 표준화, 의료정보보호규정 등의 진입장벽 관리가 남은 과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경수 서울대 첨단융합학부 교수는 “상용화로 이어질 AI 신약개발의 진입점이 이제 시작”이라며 “연구 인프라와 전문 인재 집결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정재훈 동아에스티 사장은 “서울대와의 협력이 동아에스티에 새로운 혁신 동력을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계는 이번 산학 연계 AI 플랫폼이 실제 신약시장 혁신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