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의 시간 다시 온다”…신태용, 울산 부임 첫 날→‘공격 축구’ 약속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이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신태용 감독의 복귀를 맞이한 현장에는 기대와 환호가 동시에 퍼졌다. “선수들이 즐겁게 뛰는 울산을 만들겠다”는 진심 어린 약속에서부터 그는 변화를 의심치 않는 자신감으로 출발을 알렸다. 긴장된 표정 사이로 엿보인 신태용 감독의 여유는 팬들에게 새로운 봄날을 알리는 듯했다.
신태용 감독은 9일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오랜만의 K리그 복귀를 증명했다. 2012년 성남 일화 감독직 사임 이후 4,634일 만에 K리그 무대로 돌아온 신 감독은 한국 대표팀, 인도네시아 대표팀, 그리고 성남FC 단장까지 화려한 경력으로 울산 HD의 사령탑을 맡게 됐다. 팀은 현재 7위에 머물러 있어 상승세가 절실한 상황이다.

신 감독은 팀 상황을 “선수들이 뼛속까지 에너지를 쏟아부었다”는 한마디로 압축하며, 7~8일간의 팀 리프레시 기간을 부여했다고 전했다. 베테랑 김영권이 50경기를 연속 소화한 통계를 직접 언급하며, “찬 바람이 불기 전에 체력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체력과 컨디션의 회복이 곧 반등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현실적인 목표에 대한 질문에는 “우승은 사실상 힘들다. 2~3위를 통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겠다”고 거침없이 답했다. 최근 전북 현대와 승점 차가 26점까지 벌어진 만큼, 신 감독은 솔직한 소통과 냉철한 계산을 앞세웠다. 팬들은 ACL 진출권을 건 마지막 순위 싸움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전술적으로는 3-4-3 포메이션 가동과 더불어, “한 골 먹어도 두 골을 넣는 공격축구”를 선언했다. 이날 저녁 제주SK FC와의 데뷔전을 앞두고 “첫 홈경기에서 닥치고 공격을 펼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울산의 지휘봉을 쥔 신태용 감독과, 그에게 오랜 인연의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제주와의 맞대결은 팬들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주영을 매개로 한 코치진 재구성도 예고됐다. 대표팀 시절부터 신 감독과 호흡을 맞춘 울산 주축 선수들과의 긴밀한 소통, 구단 분위기 반전 가능성 등 여러 변화가 예견된다. 울산 클럽하우스의 최신 시설에 대해 “완벽하다”고 평가한 신 감독은, “결과는 내려놓고, 즐기는 분위기에서 울산다운 승리를 만들겠다”는 다짐도 전했다.
다가오는 경기에서 울산은 수원FC와 만난다. 재정비 기간을 거친 김영권 등 핵심 선수들이 남은 시즌 순위 경쟁과 ACL 진출을 위해 다시 한 번 힘을 모은다.
울산의 도전 앞에, 경기장엔 새 바람이 다시 불고 있었다. 신태용 감독 체제의 첫 발걸음은 8월 9일 저녁 7시 30분, 제주SK FC와 K리그 무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