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기상청 직장 내 괴롭힘 7년간 36건”…콘텐츠 개발 예산 투입에도 현장 개선 미흡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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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기상청을 중심으로 다시 확산되고 있다. 지난 7년간 기상청에서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36건 접수된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7건이 사실로 인정돼 징계 조치까지 이어지는 등 조직 내 고질적 문제의 실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계기로, 기상청의 대응 방식과 실제 효과를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도 본격화되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2019년 7월 이후 기상청에서 접수된 신고는 총 36건에 달했다. 이 중 17건은 조사를 통해 사실로 확인돼 가해자에게 징계가 내려졌다. 남은 사건 중 최소 6건은 사실관계가 밝혀지지 않아 별다른 조치 없이 마무리됐다.

이와 관련해 기상청은 지난해 갑질을 근절하고 청렴 문화 확산을 목표로, 외부업체에 위탁해 총 979만원의 예산을 들여 콘텐츠를 개발했다. 결과물로는 컴퓨터 화면보호기 형태의 그림 4장, ’갑질 성격유형검사’ 체크리스트 2개, 규정 안내 이미지 8개, 그리고 ‘갑질 제로존’ 안내판 100개 등이 제작됐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이 같은 캠페인성 대응이 실효성에 한계를 드러낸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개발된 콘텐츠가 기상청 실정에 맞춤화되지 않고, 법령이나 행동강령 등 제도 안내에 그친다는 비판이다.

 

이용우 의원은 “기상청이 개발한 콘텐츠들은 오락적이고 수동적이어서, 잠재적 피해자가 겪는 고통을 가볍게 소비하는 셈”이라며 “형식적인 캠페인보다는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교육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정치권 일부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 근절을 위한 제도와 예산 집행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국회는 관련 교육 체계 강화와 보호 시스템 마련 방안 등을 놓고 추가 논의에 들어갈 계획이다.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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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이용우#직장내괴롭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