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스라엘 위기, 에너지시장 뒤흔들다”…글로벌 CEO들 ‘유가 전망’ 포기→호르무즈 해협 운명은
이란과 이스라엘 사이의 고조된 긴장감이 중동의 바람을 더욱 검게 드리우고 있다. 치밀하게 엮인 국제 에너지 공급망의 심장, 호르무즈 해협을 가로지르는 바다 위로는 불안이 흐르고, 세계 곳곳의 투자자와 에너지 기업들은 가까운 미래조차 예측하기 어렵다는 깊은 침묵에 잠긴 상태다. 16일, ‘에너지 아시아 2025’ 콘퍼런스에 모인 글로벌 대기업들은 유가의 유동성 폭증과 불확실성 앞에 관망의 정적을 선택했다.
베이커 휴즈의 로렌츠 시모넬리 최고경영자는 "유가 예측은 불가능하다"며, 중동에서 펼쳐지는 시시각각의 변화에 숙연해졌다. 그는 "지난 96시간 동안의 정세는 극도로 유동적이었다"고 털어놓으며, 회사 역시 시장의 흐름을 날카롭게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이 불확실성은 오랜 베테랑 경영진들이 신중한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게 만들고 있다.

우드사이드 에너지의 메그 오닐 최고경영자 역시 미래의 유가를 가늠할 수 없다고 토로하며, 며칠 새 더욱 거칠어진 선물가격의 파도 위에서 기업들은 무거운 침묵을 지킨다. 오닐 CEO는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위협이 전 세계 에너지 공급망에 미칠 파고를 우려하며, 한 차례 공급선이 흔들릴 때마다 세계 수요자들이 불안 속에 치열한 조달 경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시장조사기관 케이플러가 내놓은 최근 수치는 호르무즈 해협의 전략적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킨다. 전 세계 액화천연가스 공급량의 21%가, 그리고 하루 평균 1,400만 배럴의 원유가, 바로 이 해협을 지나며 생명의 길을 잇고 있다. 마치 바다 위 혈관처럼 국제 경제의 맥박을 조용히 유지하는 길이다.
합동해상정보센터도 "호르무즈 해협은 현재 정상적으로 개방돼 상업 운항이 이어지고 있다"며, 일부에서 제기된 해협 봉쇄설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는다고 신중하게 밝혔다. 그러나 투명하지 않은 미래 앞에서 시장은 여전히 낯선 어둠에 싸여 있다.
전문가들은 중동에 내재된 지정학적 긴장이 국제 유가와 관련 금융시장에 깊은 불확실성을 드리우고 있으며, 향후 에너지 수송 경로의 안전 여부가 곧바로 원유와 LNG 시장의 흐름으로 이어질 것이라 내다본다. 글로벌 시장을 움직이는 투자자와 기업들은 호르무즈 해협의 명암을 예의주시하며, 공급 리스크와 지정학 리스크를 예민하게 감지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절로 접어들었다.
중동의 불확실한 미래는 검은 바다 위를 또 한번 흔들고 있다. 에너지 대기업들이 신중과 우려 속에 미래를 가늠하지 못하는 지금, 세계는 호르무즈 해협과 그 너머에서 울려올 다음 신호를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